제130회 지역뉴스부문_시험문제 유출 연속 단독보도_kbc광주방송 신익환 기자

, 너희만 알고 있어시험 문제 유출 연속 단독보도
 
공정의 탈을 쓸 불공정한 시험
 
학교에서 치러지는 시험은 공정성이 담보돼야 합니다. 하지만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그동안 진행됐던 시험은 공정의 탈을 쓴 매우 불공정한 시험이었습니다.
 
저희는 해당 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시험 문제를 사전에 알려줬다는 제보를 받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곧바로 특별취재팀을 꾸려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된 올해 1학기 3학년 수학 기말고사 시험지와 상위권 학생들로만 구성된 수학동아리에 배부된 유인물 확보에 나섰습니다.
 
한 제보자로부터 시험지는 얻을 수 있었지만 수학동아리에 배부된 유인물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인맥을 총동원하는 등 노력한 결과 해당 유인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곧바로 시험지와 수학동아리 유인물을 비교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학원 수학강사 자문까지 구한 결과 유인물에 있는 5문항이 실제 시험에 똑같이 출제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고1 수학 중간·기말고사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에게 사전에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또한 해당 학교 전 학년의 중간·기말고사 서술형 채점 과정에서도 공정성을 훼손한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됐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의 서술형 답안을 채점하는 과정에서 부분점수를 더 준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취재를 하면서 해당 학교의 상위권 학생 ‘내신 몰아주기’가 다분히 계획되고 의도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이런 실태를 고발하고자 끈질기고 치열하게 취재했습니다.
 
해당 학교, 감사 결과 반박..적반하장 태도
 
kbc 첫 보도 이후 광주광역시 교육청은 38명의 감사팀을 구성해 특별감사에 나섰습니다. 교육당국 역시 이번 일이 단순한 시험 문제 유출을 넘어 학생들 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크게 훼손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7월 초부터 한 달여 간 진행된 감사 결과는 지난 13일 발표됐습니다. kbc가 보도했던 시험 문제 유출은 모두 사실로 밝혀졌고, 서술형 채점오류는 무려 1천 5백여 건이나 발견됐습니다.
 
광주광역시 교육청은 시험 문제 유출 건과 관련해 관련 교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학교 교장·교감은 각각 파면과 해임, 전체 교사 60명 중 48명의 교사에게는 비위 정도를 고려해 징계 및 행정처분을 해당 사학법인에 요구했습니다. 교육시민단체도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사과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적반하장 태도를 보여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교육청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학교 외벽에 보란 듯이 내걸었습니다. 외부에서 현수막이 잘 안 보인다며 학교 담장을 따라 심어져 있던 10그루의 나무도 잘랐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멈추지 않고 취재할 수 있었던 것은 부당함을 갖고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용기를 냈던 제보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여러 방식의 격려로 응원해 준 kbc 안팎의 선후배 동료 기자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립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교육 현장의 무너진 신뢰가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