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뉴스부문_신종병역비리 적발_MBC 이남호 기자

처음에 제보를 받았을 때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무리 진단이 쉽지 않은 병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 진단을 받고 병역을 감면받을 수 있는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고, 스스로가 용의자 중 하나인 제보자가 접근을 해온 동기도 석연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제보자의 말은 구체적이었고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없었습니다. 몇 차례의 만남 끝에 제보자의 말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지만 취재할 방법도 마땅 치 않았습니다.
제보자를 심장발작하게 만들어 다시 진단서를 발급받게 만들 수도 없는 일이었고, 수사기관을 도움을 받자니 제보자가 곧 용의자 중 한 명인 마당에 권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 법도 없는 상황. 제보자와 가진 술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자수를 권유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얼마간의 침묵과 망설임 끝에 제보자는 어려운 결정을 해줬고 이후 취재는 순조롭 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취재보다 어려운 것은 긴 취재기간 동안 제보자와 관계를 다잡는 일이었습니다. 경찰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았던 제보자는 이따금 연락이 안되는 일이 잦았고 때로는 연락도 없이 외국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몇 번의 불미스러운 일 끝에 경찰은 제보자를 구속할 수 밖에 없었고 저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구속 수감된 제보자를 만나러 유치장을 찾았습니다.
제보자는 자신이 도와줬던 일들을 말하며 도움을 청했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던 전 그를 타박 하는 일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기자 생활을 시작한지 몇 달되지도 않은 제가 감당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던 것인지 보도를 하고서 도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았습니다. 앞으로 같은 상황이 다시 왔다고 해서 제가 다른 결정을 내리 기도 쉽지 않을 테지만 지금도 가끔 전화를 해오시는 제보자의 어머니께 드는 죄송한 마음은 어쩌지 못하고 계속 제게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 기자로서 첫걸음을 걷기 시작한 제게 많은 고민과 숙제를 준 이번 취재는 여러모로 저 혼자 해내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 제 곁에서 아끼지 않고 모든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 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