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회 뉴스부문_북한 목선 삼척항 정박 단독 연속보도_KBS강릉지국 정면구 기자

북한목선 취재기’-현장에서 찾은 진실
 
북한목선이 삼척항 앞바다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건 주말이었습니다.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강원 동해안에는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는 북한어선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그 많은 북한어선 중 한 척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주말 이후 맞은 월요일 아침, 삼척에 가게 됐습니다. 환경오염과 관련된 지역주민 민원을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명 ‘꽝’이 났습니다. 당일 저녁뉴스를 메꾸려면 뭔가 ‘한 꼭지’ 해야 했습니다. 취재팀은 ‘지난 주말 삼척 앞바다에서 발견됐다’고 보도된 북한목선을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최소한 ‘강원 동해안 최남단까지 뚫렸다’ 정도는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는 모두 거짓말
서둘러 삼척항에 도착했습니다. 북한목선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취재진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커다란 방송용 카메라(ENG)를 들고 다니자, 어민들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북한어선 벌써 끌고 갔다’면서 너무 늦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항의했습니다.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가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북한 목선이 알려진 것과 달리 ‘삼척 앞바다’가 아니라 ‘삼척항’에서 발견됐다는 겁니다. 최초 신고자도 조업 중이던 어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목선이 부두에 정박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설마 그랬을까’라고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할수록, 점차 사실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북한목선 삼척항 정박’ 보도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현장의 중요성 다시 한번 확인
축소·은폐 의혹에 이어 국방부 장관의 사과 등 파장이 컸던 이번 보도는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제대로 알리겠다’고 하자, 삼척항 어민들은 자기 일처럼 도왔습니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이 KBS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민들은 당시 촬영된 사진도 주고, 목격자도 찾아줬습니다. 취재진은 이와는 별도로 당시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20여 명을 수소문해 취재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어선 목격자를 상당수 확인했고, 어민들과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이런 취재 내용을 토대로 삼척항 진입과 정박 의혹을 제기했고,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KBS 본사와 지역국 간 협업도 주효했습니다. 국방부 출입기자와 삼척항 현지의 강릉방송국 기자들이 서로 취재 내용을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확인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는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기존 보도를 부정하고, 완전히 뒤집는 보도였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취재 초기 관계기관은 군 보안과 북한 관련 등의 이유로 사실 확인과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의혹과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군 당국 등 관계기관이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