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회 지역뉴스부문_공공임대 아파트는 '건설사 먹잇감' 연속보도_KBS대구 이재민 기자

벼룩의 간을 빼먹는 건설사
“아 경기도 안 좋을 때 건설 부동산(출입처) 맡아서 때거리(기삿거리)도 없고 먹고 살기 힘드네~” 자조섞인 푸념으로 내일 뉴스거리를 걱정하고 있는 찰나, 한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공공임대 아파트 그거요, 결국 건설사들이 다 주워 먹습니다!”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민 대표를 직접 만나 들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민간건설사가 고의로 입주민들의 분양자격을 박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출장이나 집안 사정으로 임대료를 수개월 연체할 경우 우선 분양자격이 박탈되는데, 건설사는 이를 악용해 일부러 연체 통보를 하지 않았다. 또 임대한 아파트를 재임대하는 이른바 전대는 불법이기 때문에 이 또한 우선 분양자격이 박탈된다. 민간건설사들은 이 역시 알아도 신고하지 않는다. 현행법상 입주민들의 우선 분양자격이 박탈되면 분양권한을 임대사업자인 건설사가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건설사는 고의로 최대한 많은 무자격자를 양산한 뒤, 이를 일반 분양으로 돌려 아파트 한단지당 수백 가구, 금액으로는 수십,수백 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고 있었다.
 
건설사의 의도적인 협박과 방해
민간 건설사들은 임대주택법의 빈틈을 파고들어 수익을 챙기기 위해 사내 변호사까지 고용하고 있었다. 기자에게도 다짜고짜 법을 잘 모르면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둥, 잘못 보도할 경우 법적 대응하겠다는 둥 엄포를 놓았다. 휴일에도 밤낮 가리지 않고 수차례 전화와 메일을 통해 위협을 가했다.건설사들은 이미 임차인들과의 크고 작은 분쟁을 통해 자신들은 관련법에 있어서 거의 달인 수준에 가깝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여기엔 모호하고 허술한 임대주택법, 그리고 법 핑계만 대며 개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국토교통부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번 양보하더라도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 아파트가 건설사들의 수익창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은 용납하기 어려웠다. 재차 국토교통부와 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건설사가 자신들이 합법이라고 주장한 임대주택법 조항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가며 반박의 근거를 수집했다. 또 건설사들이 기자에게 협박을 하며 주장했던 공정보도 위반과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도 본사 법무팀으로부터 문제될 게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무주택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는 건설사들의 실태와 그것을 조장해 온 임대주택법의 문제점, 그리고 전국의 입주민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정치권의 법 개정 움직임까지 리포트 5회,단신 2회에 걸쳐 연속으로 보도했다.
 
들불처럼 일어난 입주 피해자들, 법 개정 추진 이끌어내
보도 이후 대구 뿐만 아니라 세종,광양,속초 등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피해를 본 공공임대 아파트 주민들이 기사 댓글과 전화,문자,메일 등을 통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보도가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전국의 입주민 피해자들이 비대위를 결성하고 국회 기자회견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정의당이 법 개정을 천명했고 민주평화당은 임대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자치단체들도 뒤늦게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을 단속하고, 민간 건설사들의 횡포를 막겠다며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이 보도는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지은 공공임대 아파트가 건설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 모순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출발했다. 국회에서 잘못된 법안을 개선할 때까지 취재팀은 입주민들의 애환과 건설사의 횡포에 대한 후속 보도를 이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용기를 내 제보해 주신 입주민 피해자분들,법 개정을 위해 뛰고 계신 시민단체,정치권 관계자들, 그리고 함께 뉴스 만들어주신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KBS대구 이재민, 박순고, 전민재, 신상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