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회 영상취재부문_人터view 시리즈_백기완, 문정현 연작_YTN 이상엽 기자

인권의 그늘 어느 곳에나 짙게 밴 두 어른의 체취
YTN 人터view 시리즈는 인권을 주제로 하는 뉴스 속 코너입니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 모든 공간, 모든 시선의 근간엔 인권이 있음을 말하려 합니다.
매주 인권의 그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유독 백기완·문정현 두 분의 체취가 그들 곁에 짙게 배어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10년 공정방송 투쟁으로 미처 다하지 못한 책무를 메우는 과정에서 두 분의 삶을 돌아보는 기획은 마치 ‘끝판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여 쟁여두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코너가 마무리될 즈음에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마지막 아이템으로 미루기엔 시의성이 좋았습니다. 백기완 선생님은 삶을 망라한 책을 출판했고, 문정현 신부님에겐 투쟁의 변곡점이 찾아왔습니다.
 
짧은 뉴스 안에 삶의 온전함과 새로운 시각을 담아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30여 회를 겨우 채운 저희가 민주화 투쟁의 큰 어른인 두 분을 이야기하기엔 능력과 시간 모두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후회 없는 제작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두 가지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나는 이 짧은 뉴스만으로 두 분의 삶이 온전히 전해져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두 분을 다룬 숱한 보도 덕에 익숙함이 녹아있는 만큼, 거기에 새로운 모습이 얹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백기완 선생이 지은 <버선발 이야기>라는 소설은 그의 삶을 응축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여 큰 수술을 앞둔 와중에도 글 쓰는 걸 손에서 놓지 않으셨죠. 소설 속 주인공의 궤적과 선생의 삶이 맞닿아 있다는 점과 그의 시 <젊은 날>을 모티브 삼아 결론으로 뽑아낸 ‘젊은이’란 지향점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도가 기존 보도에는 담기지 않던 새로운 시각이었기에 의미가 큰 작품이었습니다.
문정현 신부 편 역시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 머문 그의 삶을 돌아보고,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당위에 부합하는 길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가 있었음을 밝힌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의 발표는 그의 투쟁이 틀리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문 신부 측에서 상당한 자료를 진상조사위에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희는 발표 전 방송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인권침해 사실을 나열하기보단 침해를 당한 사람들, 특히 문 신부님의 투쟁 전후 과정을 온전히 전하고 싶었습니다. 뉴스특보로 방송이 한 주 미뤄지긴 했으나 의미 전달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 연작 사이에 배치한 고문 편에선 민주의 대척점에 독재가 있었음을, 그리고 독재를 공고히 한 대표적 수단이 고문이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문을 비롯한 어떠한 시련에도 꿋꿋이 민주를 가슴에 품었던 두 분의 강직함을 재차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투쟁이 본인들에겐 어떠한 이익으로도 돌아가지 않았음을 걸어온 길로써 증명한 두 분께 경의를 표하고자 했습니다.
 
民主의 근간은 평등, 평등의 전제는 인권이기에
방송 시기를 민주의 달, 5월로 잡았습니다. 민주의 근간은 평등이요, 평등의 전제는 인권이기에 좋은 의미부여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모든 인간사의 시작인 인권을 대전제로 삼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인권을 잘 아는 기자보다 인권의 그늘을 외면하지 않는 기자가 되려 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YTN  김태형, 이상엽, 시철우, 홍성노, 송보현, 이자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