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회 기획보도부문_대한민국 마약을 말하다 연속보도_SBS 채희선 기자

비디오머그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 고취 ▲마약 위험성 관련 정보 제공 ▲마약 범죄율 저하를 위해 <대한민국 마약을 말하다> 연속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취재진은 십 수 명의 마약 중독 전과자, 국내 제1호 마약수사 전문관, 한국마약범죄학회장, 마약 탐지견 훈련센터 교관팀장,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독성학과장, 국립법무병원장(법무부 치료감호소장),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 등을 두 달여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미국 뉴욕 사마리탄 데이톱 빌리지(약물 중독 재활시설)를 현장 취재하고 법무부 교정본부와 전국 52개 교정기관(교도소, 구치소)에 정보공개를 청구함으로써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해냈습니다. 그 결과 ‘마약 중독은 치료가 필수적인 사회적·의학적 질병’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치료보다는 처벌에 방점을 찍고 있는 우리나라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집중했습니다.
 

  • “교도소 나오자마자 출소뽕”…마약 사범 키우는 교정시설

구치소와 교도소, 보호관찰소 등을 직접 경험한 마약 전과자 십 수 명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교정시설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초범과 누범, 투약사범과 밀수·제조·판매 사범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수용자들이 마약 재활 치료를 거의 못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검경의 공통된 생각은 ‘마약은 재범과의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과자들의 입에서 나온 교정시설의 현실은 범죄를 억제하기는커녕 재범을 조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투약사범 90.7% 치료 무방비”…허울뿐인 치료 실태 고발

취재진은 전국 52개 교정기관(구치소 12곳, 교도소 40곳)에 마약 심리치료 프로그램 운영 현황과 참여인원, 매뉴얼 등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법무부 교정본부의 분리수용과 치료 실태도 직접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미결수를 수용하고 있는 구치소 12곳 중 최소 3곳 이상이 과밀 문제로 분리수용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심리치료의 경우 미결수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전무하고, 기결수는 1,280명 가운데 234명만 교육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정 기관에 수감돼있는 전체 투약사범 가운데 9.3%만 재활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90.7% 사각지대에 있었던 겁니다.
 

  • “마약 재범을 막을 ‘골든타임’ 놓치고 있다”

마약 사건 재범을 막을 골든타임은 바로 수사나 재판을 받을 때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마약 사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투약사범들이 자신이 처한 상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시점이고, 통상적으로 단약(斷藥) 의지가 가장 강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미결수도 아파리(APARI ; Asia Pacific Addiction Research Institute)를 통해 약물 중독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15년 동안 마약 사건을 전문으로 맡아온 박진실 변호사는 “마약 사건의 재범률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를 토대로 마약 사건 수사와 재판, 교정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습니다.
 

  • 마약 전문의가 말하는 마약…“마약으로 인한 ‘극치감’이나 ‘쾌락’은 허풍”

마약에 호기심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약 투약자들이 말하는 ‘극치감(orgasm)’과 ‘쾌락’입니다. 그러나 쾌감은 크게 과장돼 있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마약 중독의 의학적 원리, 중독을 질병으로 봐야 하는 이유, 마약 투약 후 나타나는 육체적, 정신적 부작용 등을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법무부 치료감호소장)의 대담을 통해 이끌어냈습니다.
 

  • [해외 사례 취재] 비디오머그, 미국 재활 시설을 가다..“치료 없는 처벌 무의미하다”

미국 뉴욕에 있는 약물 중독 재활센터 ‘사마리탄 데이톱 빌리지(Samaritan Daytop Village)’를 어렵게 섭외해 취재했습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마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치료보다는 처벌에 방점을 찍고 있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중독 치료에 더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미국도 과거에는 처벌중심주의 정책을 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자 지금의 기조로 돌아왔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곧바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나라의 이야기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습니다.
 

  • 마약 퇴치를 위한 비디오머그의 제언

 
① “마약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② “마약은 관심 두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③ “마약은 정신병을 만드는 약입니다”
④ “약물 중독은 사회적·의학적 질병입니다”
⑤ “마약 치료의 골든타임은 재판을 받을 때입니다”
 
모두 11개의 콘텐츠를 통해 취재진이 반복적으로 전한 메시지는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마약 청정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우리사회가 마약 사건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되돌아봐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치료를 받고 싶어도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사회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처벌하고 끝내는 현 제도로는 마약 재범율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무게감있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마약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은 마약 재활 치료의 기본입니다. 취재진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보도했습니다.
 

SBS⋅SBS A&T  채희선, 이성훈, 김수형, 김승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