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회 기획보도두문_문화예술계 부당 관행 연속기획 "장미와 빵"_MBC 홍신영 기자

문화예술 부당관행 <장미와 빵>은 계속 됩니다.
 
16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뮤지컬, 그 무대에 회당 5천만원을 받는 배우와 회당 만원을 받는 배우가 함께 선다는 사실과 낮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출연료가 지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사실을 직면하게 됐을 때…불공평하다는 생각보다 먼저 엄청난 공포감과 불편함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문화예술계 부당관행 <장미와 빵>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3년간 제대로 임금을 받고 무대에 선 적이 없어요”
“휴대폰도 끊기도 집세도 못 내고 있는데…무대에 설 때만 유일하게 행복해요”
“돈 달라고 하면 그럼 너는 무대에 서지 말라고 할 거에요.”
 
현장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무대를 잃을까봐 두려운 예술인들의 열정을 악용하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매진을 기록했다는 뮤지컬과 오페라계 국가대표라고 불리는 국립합창단부터 대한민국 오페라 대표축제라 불리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까지…무대에 서는 예술인과 직접 표준근로계약을 맺고 적정한 임금을 주는 현장은 없었습니다. 20여명의 현직 배우들을 만났지만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다섯 번의 보도에서는 취재원을 특정할 수 없는 수많은 장치들을 해야 했습니다. 모자이크가 잔뜩 들어간 <장미의 빵>보도 날에는 왠지 허탈한 마음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큰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서 진실을 고발한 예술인들이 있었기에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그들에게 응원과 존경을 보냅니다.
 
<장미와 빵> ing 현재 진행형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한 보도였습니다. 보도가 나갈 때 마다 문체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관련 기관들은 자정 노력과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반쪽짜리라고 지적한 <예술인복지법> 개정안도 발의돼 올해 안에는 실질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합니다. 열정 페이 착취가 관행처럼 이어진 현장에서 몇 번의 보도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문화팀 기자들은 <장미와 빵> 기획보도를 하면서 아름다운 장미만 그릴 수 없는 기자들이 돼 버렸습니다. 계속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관행처럼 되풀이 되온 문제를 ‘잘못된 거다’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도를 보고 처음으로 현장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다음 편을 기다려 주고, 응원을 보내준 예술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의욕만 앞서는 팀원 때문에 고생 많으신 ‘진짜 문화전문기자’ 문화팀장님께, 늘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는 ‘신기한’ 사회문화 에디터께, <장미와 빵>을 믿어 준 편집부와 보도국장님께, 수상을 핑계로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