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회 지역 뉴스부문_구미 아동학대 부실, 축소 수사 최초 및 연속보도_대구MBC 손은민 기자

아이와 부모는 배제된 엉터리 아동학대 수사
 
 아동학대 그 후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보도는, 학대 사실이 알려지고 6개월 뒤, 지난한 법정공방을 거친 피해 아동 부모가 재판부의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교사가 우는 아이를 밀치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뺨을 때리는 데도 수사기관이 ‘정서적 학대’라고 판단해 가해 교사가 매우 약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제보. ‘왜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된 건지’, 검찰과 경찰의 수사 자료를 확보해 역으로 검증하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2개월 CCTV 영상을 받아, 관련 법률과 판례를 찾아 비교하며 학대 의심 영상을 추리고, 수년간 아동학대 변론을 맡아 온 변호사와 시민단체 대표에게 자문을 구해, 해당 사건을 ‘정서적 학대’만 있었다고 본 수사기관의 판단이 적절했는지 검증해나갔습니다.
 
#피해자 배제한 채 이뤄진 엉터리수사
아이를 방치하는 등의 정서적 학대뿐 만 아니라, 아이를 때리고, 발로 밀치고, 토할 때까지 밥을 먹이는 등 명백한 신체적 학대 정황이 경찰의 범죄 사실 일람표에는 모두 빠져있었습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다며 보낸 시간은 2개월. 재판부로부터 CCTV 증거를 넘겨받은 부모들이, 고작 며칠 만에 찾아낼 수 있었던 범죄 사실을 경찰과 검찰 모두 놓친 겁니다. 경찰과 검찰의 부실 수사 정황을 포착해 고발했고, 일선 수사관들의 아동인권 감수성 부족, 피해자를 배제한 수사 절차와 관행으로까지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법은 아이들이 학대당하는 것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가.”
내 아이가 학대당했다는 억장이 무너지는 경험, 몸과 마음에 병이 든 아이를 돌보면서도 동시에 아이가 겪은 상황을 다시 파헤쳐 그 피해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고소·고발 과정, 이후 깜깜이 수사와 받아들이기 힘든 재판 결과. 취재진이 만난 아동학대 피해 부모 대부분이 겪은 과정은 이랬습니다.
“우리나라 법이, 아이들이 학대당하는 것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제보자를 만나러 간 자리에 동석한 시민단체 대표의 말은,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의 핵심입니다. 더는 제도의 무심과 무능으로 아동학대가 묵인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취재진이 한 달 반 동안 20여개의 리포트를 쏟아낸 이유일 것입니다. 가해 교사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아이들이 더는 학대당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지금도 지구대에서 학대 영상을 찾고 있을 피해 아동 부모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