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회 지역 기획보도부문_발암물질 소방관서… 위기의 소방관_부산MBC 임선응 기자

그가 사망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몇 개월 전만 해도 건강했던…총파업 승리 직후, MBC가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은 걸 축하한다며, 어느 가을 날, 저녁으로 만둣국을 사줬던 그였다. 조만간 또 보자며 악수하고 헤어졌는데, 그게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는 소방관이었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병마는 폐암. 부산소방본부는 ‘공상’ 신청을 진행한다고 했다. 소방관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를 인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절차다. 근데 우리나라는 ‘공상’ 인정에 인색하다. 이로 인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는 빈번하다. 영면한 그가,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근무 이력을 확보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렵게, 부산지역에서 암이 발병한 소방관들의 명단도 구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죽음이, 활자로 열거돼 있는 문서에서 의외의 부분을 발견했다. 암 발병 소방관 중 무려 5명이, 특정 소방관서에 근무한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은 폐쇄되고 없는 망미119안전센터. 과거에 이곳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 소방관들을 수소문해서 만나고 다녔다. 그러다 들었던 얘기다.
 

“우리는 출동 안 할 때 소방서 차고지에서 지냈어요.”

“망미119안전센터는 소방차 매연으로 가득했지.”

“거기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했죠.”

 
이 매연…디젤 배출가스다. 세계보건기구 지정 1급 발암물질이다. 시동 점검을 위한 소방차의 공회전. 그리고 출동을 위해 드나들 때마다 차고지엔 발암물질이 짙게 쌓인다. 물론, 이를 배출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 소량의 석면에도 우리는 소스라친다. 소방관들은 석면과 같은 등급의 발암 물질을 마시며 지내곤 했고, 지금도 상당수가 그러했다. 현장 취재를 위해 고작 1시간 정도만 차고지에 머물러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환경이었다. 전문 기관의 측정, 충격적이었던 결과, 이로써 시작된 소방관서 전수 실태 조사, 예산 편성, 소방서 개선 계획 도출 등, 지난했던 취재 과정의 세세한 내용은 차치하고, 이번 기사에선 하나만 얘기하고자 했다. ‘이거 개선해주세요.’
 
상을 받게 되어, 물론 기쁘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무엇보다 이 땅의 소방관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부터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