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회 뉴스부문_정준영 폰 연예인-공권력 유착 비리_SBS 김종원 기자

 
정준영 휴대폰으로 드러난 공권력연예권력 유착 비리
 
끝까지 판다 팀이 취재에 착수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정준영 휴대전화 속 단체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다수 포함된 대화방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범죄 혐의로만 나눠 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성폭행과 불법촬영 등 성범죄, 성매매와 성매매 알선, 수사기관 뇌물 공여, 탈세. 여기에 경찰 고위층과의 유착 정황까지 있었다. 사실 이 대화방 내용들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이게 실제로 벌어진 일인지 곧이곧대로 믿어지지도 않았다. 자본을 앞세운 연예 권력이 어디까지 추악해 질 수 있는지 기자의 상상력이 부족했던 탓이리라.
 
보통은 의혹을 접하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는 순으로 취재가 진행되는데 이번 건은 반대였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먼저 입수했고, 그 대화 내용을 보면서 보도의 줄기를 잡아갔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제보자 보호였다. 워낙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제보자가 추후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제보자가 노출되는 일을 막아야 했다.
 
모든 여건이 완벽히 갖춰질 때 까지 보도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버닝썬 사태가 불거져 나왔다. 경찰과의 유착과 마약, 그리고 불법촬영까지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고 전직 경찰관 두 명이 유착 고리로 지목됐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경찰수사는 더디고 미미했다. 클럽과 유착 된 것은 강남경찰서에서 좀체 뻗어나가지 못했고 전직 두 명 이외에는 더 이상 다른 경찰관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승리는 물론 소속사인 YG도 비난 여론에도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해외 콘서트까지 강행했다. 이즈음 끝까지 판다 팀은 버닝썬이 설립되기도 훨씬 이전부터 행해진 이들의 악행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취재 착수 5개월 만이었다. 사업가 승리의 해외 VIP 성접대, 정준영과 그 일행의 성폭행과 불법촬영 등 성범죄는 기존에 보도된 적 없는 새로운 범죄였다. 국민들은 경악했다. 또 2016년 당시 정준영이 불법촬영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경찰이 어떻게 이 사건을 덮었는지 당시 녹취를 입수해 보도했고, 가수 최종훈이 음주운전을 무마하겠다며 경찰관과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를 드러내 경찰과 연예권력과의 유착을 구체적이고 명백하게 밝혀냈다. 또한 전직 경찰관 뿐 아니라 ‘경찰총장’이라 불리는 경찰 실세 고위직까지 연루돼 있음도 SBS 보도 이후 밝혀졌다. 결국 경찰은 120명이 넘는 초대형 수사팀을 꾸렸고 수사는 점점 확대됐다.
 
하지만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경찰의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경찰 고위직과의 유착 여부를 밝혀내는 수사는 흐지부지 되는 모양새이다. 경찰 수사를 감시하는 와치독의 역할이 절실하다. SBS 탐사보도부의 팀 이름이 ‘끝까지 판다’인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보도를 함께 취재하고 보도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SBS FunE의 강경윤 기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