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회 기획보도부문_포항 지열발전소 관련 단독·연속보도_KBS 박대기 기자

사회적 재난의 원인을 찾아서
 
이 사건으로 생활의 터전을 잃고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포항시민들이 하루 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들의 보도가 진상이 규명되고 어리석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데 조그마한 기여라도 됐으면 합니다.
 
포항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을 집중보도한 이유는 이 사건이 국가사업이 수행되던 중에 벌어진 ‘사회적 재난’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적 재난은 원인 규명이 부족해 책임을 놓고 장기간의 갈등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진실이 없는 곳에는 음모와 대립이 계속됩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단순히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이 사건이 어떤 과정을 통해 벌어졌는지 10여년 사업 진행 과정의 ‘진실’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사업 주체를 포함해서 누구도 악인이거나 음모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단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점에서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졌는지를 보려고 했습니다.
 
매일 발생하는 뉴스를 ‘막아내는’ 부서에서 취재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구영희 산업과학부장, 김정환 산업노동팀장과 팀원, 국회팀과 과학팀 기자들이 모여서 간단한 TF를 구성했습니다. 오랜 세월 전문적인 내용으로 진행된 국가사업 진행과정을 들여다본 리포트는 좀 무거웠습니다. 편집부에서 전향적인 결단을 내렸기에 연속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초년병 시절에 신기했습니다. 방송사가 달라도 20개 남짓한 메인뉴스의 꼭지는 서로 비슷하고 심지어 순서도 비슷했습니다. 각 사마다 노련한 편집자가 그날의 흐름을 꿰뚫었기에 서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웠습니다. 남이 파보지 않은 문서를 찾고 취재원을 만나는 작업의 결과물이 그날의 메인 뉴스를 통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보도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각 사에서 저마다 연속 기획보도를 하는 것을 보면 방송 뉴스의 시대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화의 시기에 함께 노력하고 있는 방송업 동료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