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지역뉴스부문 수상작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단독 연속보도〉

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지역뉴스부문 수상작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단독 연속보도〉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대구MBC 박재형 기자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는데, 무슨 일인지 불안해 죽겠어요.”
한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믿기지 않는 얘기였습니다. 특히 사흘 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못한 채 아파트에 갇혀 지낸다는 말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파트 전체가 격리되다니요? 2시간가량 제보자와 통화를 하며 숨겨진 진실의 퍼즐을 맞춰 나갔습니다.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을 확보하는 게 시급했습니다. 제보자를 몇 번이나 설득을 하고 부탁을 해서 겨우 팩트를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습니다. 대구시가 아파트 전체를 통째로 격리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단 감염이 얼마나 심각하면 그런 조치를 취했을까?’ ‘대구시가 사흘 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주민들은 이런 사태를 정확히 알고 있을까?’ ‘한마음 아파트가 신천지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새벽 2시에 이런 모든 의혹을 해소시켜줄 곳은 없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대구시의 정례 브리핑이 예정돼 있었지만, 취재진은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취재는 언제나 날 것 그대로의 팩트가 우선되어야 하며, 은폐 의심을 받는 대구시에 면죄부를 줘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러나는 진실… 은폐 의혹 질타와 추궁 그리고 개선책 마련
새벽 6시 MBC 뉴스투데이 톱뉴스로 ‘한마음 아파트 코호트 격리’ 보도가 나갔습니다.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90여 명의 신천지 신도가 모여 사는 한마음 아파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겁니다. 며칠 동안 한마음 아파트는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랐고, 대부분 언론사가 주요 뉴스로 한마음 아파트 사태를 보도했습니다. 대구시의 공식 발표로 무려 2주 동안 발병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대구MBC 보도 이후에야, 이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은폐, 뒷북 발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한마음 아파트는 신천지 교인들의 거주 형태와 집단 감염의 상관관계를 풀 중요한열 쇠였습니다. 취재진은 대구시를 비롯한 행정 기관이 향후 전염병 대응에서 보다 투명한 행정을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연속 보도를 이어나갔습니다.

10년 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을 통해 “아무 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여겼지만, 영화는 우리의 일상이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지만, 결국 경고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 우리의 잘못입니다. 한마음 아파트가 언제 닥칠지 모를 신종 전염병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협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 대구MBC 동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