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뉴스부문 수상작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 단독보도〉

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뉴스부문 수상작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 단독보도〉

선의善意를 추정하지 않는 기자들의 괴로움

SBS 임찬종 기자

 

라임과 옵티머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모펀드 사건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SBS 법조팀은 여러 난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보도를 둘러싼 오해와 음해를 물리치는 일이었습니다.

권력 감시 보도의 출발점은 ‘의심’
권력을 감시하는 보도는 의심에서 출발합니다. 법관들이 써내려가는 판결문처럼 모든 사실관계가 공개된 상태에서 기사를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누군가의 제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는 해명, 목격자들의 진술, 남는 의문들을 조합해 상식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갈 뿐입니다. 설사 사실관계의 퍼즐을 가까스로 전부 맞춘다고 해도 권력자의 내면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나선 기자들은 선한 권력의 선의善意를 믿지 않는 불신자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공직자로서의 의무와 사적인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역에 국회의원이 다수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밝혀내더라도 이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불경한 일로 매도됐습니다. 선한 공직자가 선한 뜻을 가지고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인식하지 못한 불찰이 있었다고 보도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처음부터 악의가 있었다는 듯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정권 실세의 5촌 조카가 주가를 조종하려는 작전에 가담하고 정권 실세의 부인이 작전 대상이 된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도,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불경하고 부당한 일로취급됐습니다. 권력자의 선의를 추정하지 않고, 권력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기자들은 저주와 모욕을 견뎌야 했습니다.

어떤 권력이라도 부패할 수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SBS 법조팀이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를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선의를 추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권력은 부패할 수 있고 특히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어떤 세력이라도 권력을 잡으면 누군가는 부정을 저지르기 마련이며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기사를 쓰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에 후배들의 취재를 끝까지 믿고 지켜준 남상석 SBS 보도본부장, 강선우 보도국장, 김우식 前 사회부장과 조정 사회부장, 김정인 前 법조팀장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권력자의 선의를 믿지 않는 기자들을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위원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