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뉴스부문_영화 해운대 불법복제 사건_SBS 김도균 기자

평화로운 휴일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건너편 책상에서 등을 돌리고 앉아있던 정명원 캡이 입을 여는 순간. 그 평안함은 한순간에 깨졌습니다. “영화 해운대가 유출된 것 같다, 알아봐!”
일단 해운대의 판매권을 가진 CJ 엔터테인먼트 측에 연락했습니다. 당시에는 CJ 담당자도  그런 일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만 했을 때라, 상황을 파악해 봐야겠다고 하더군요. DVD는 아직 만들지도 않았다며 당황해 했습니다. 또 해외 24개국의 개봉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라 그의 목소리 는 더 떨렸습니다.
일단 알고 있는 P2P 사이트를 전부 확인해 봤습니다. 몇 개의 사이트들은 삭제 조치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내려 받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보안업체 쪽 접근을 해봤습니다. 업체 측에선 며칠 전부터 유출의 낌새가 조금씩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캠 버전 등의 저화질의 동영상이 올라오기 시작해 막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자 갑자기 프리미엄급 화질의 동영상이 올라왔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최소 10만 건이 내려 받기 됐다는 겁니다.
자신들과 연계되어 있는 P2P사이트들에 연락해서 막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커서 전부 해결할 수 없고, 나머지 사이트들에서는 계속해서 유출되고 있을 거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보안업체 측은 ‘의도적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수요일부터 조금씩 올려보면서  사람 들의 반응을 살피다가 P2P 업체 사원들이 쉬는 토요일을 노린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주말에 P2P 이용객들이 많아서, 쉽게 퍼지면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점을 노린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내부자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더 살펴봐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은 CJ 측과 이야기하길 원했고, CJ 측도 내부자 유출 가능성을 보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말은 아꼈습니다.
이어진 취재 끝에 기사는 조금씩 틀을 갖춰가고 있었고, 윤제균 감독의 반응을 실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사건이 터지기 1주일 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쁜 웃음을 지어 보였던 윤 감독이었습 니다. 이젠 그의 목소리에 슬픔이 가득했습니다.
아직 초년 기자라 그런지, 보도 이후 세상이 움직이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직접 수사를 맡았고, 웹하드 업체 압수수색이 이뤄졌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헤비업로더’ 색출작업을 벌였고, 특별단속판이 편성돼 불법 복제 DVD 집중 단 속도 했습니다. 참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이달의 방송기자상. 일 년도 안 된 막내 기자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상입니다. 상은 제가 받아도, 그 명예는 취재지시를 한 정명원 캡과 취재를 도와주신 모든 보도국 선배들께 돌리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상’이 아니라 적당히 기자 생활 하지 말라는 ‘벌’로 받겠습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과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 저를 가르치시느라 고생하시는 모든 SBS의 선배들. 그리고 언제나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동기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