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회_지역뉴스부문_부영그룹의 무주공화국 고발 연속보도_KBS전주 이화진 기자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다.
 
이런 보도 다시 기획하라고 하면 이제는 못하겠지?”
 
취재와 보도가 끝난 뒤 모든 과정을 지켜봤던 선배가 제게 물었습니다. 연속 기획 취재를 경험해 봤던 기자라면 모두 동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취재가 시작되면 제보자부터 많은 관계자들을 만납니다. 기업을 비판하는 보도일 경우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사정을 봐달라는 홍보팀에게 소송을 걸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받기도 합니다. 기사 데스킹 과정도 치열합니다. 복잡한 취재 내용을 설명하는 것부터 미묘한 신경전까지. 기사를 탈고하고서도 끝난 것이 아니지요. 기사가 나가고 난 뒤 빗발치는 전화와 속보까지. 날카로운 언어로 사회를 비판하는 과정이 쉬울 리는 없겠지만 보도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녹초가 되곤 합니다.
 
아뇨, 언제, 어디서든 비판 할 것이 있다면 10부작이든, 20부작이든 보도해서 바꿔야죠.”
 
하지만 선배의 질문에는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습니다. 제 취재 내용은 부영그룹이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갑질이었습니다. 다행히 보도 이후, 그룹차원에서의 상생 협약과 자체 감사, 해당 임원 징계 등으로 이어지는 자정 작용이 있었습니다. 전화는 여전히 빗발치지만, 그 중에 제보자와 임차인들이 전해주는 감사의 말도 있었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그 한 마디의 말이 제가 다시 일어서고 취재를 할 수 있게 독려하는 기적의 말이었습니다.
 
과분하게도 좋은 상을 받게 되었고, 협회에서 수기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감히 올릴 수기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은 ‘사람’이라는 거였지요. 제보자의 용기 있는 제보부터, 보도를 결정한 취재기자와 데스크, 취재 과정에서 쏟아지는 갈등들, 변화와 희망까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희망의 릴레이가 진정한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보도를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도 결국 사람으로 끝나는 멋진 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