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회 뉴스부문_이명박 청와대 제2롯데월드 문건 단독입수_SBS 전병남 기자

10년 만에 확인된 MB 청와대의 노골적 주도개입 
“2003년 말쯤의 일입니다. 제2 롯데월드를 건설하면 2만 8천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 정도 일자리가 생기면 한번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해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활주로 각도 변경을 포함한 상정 가능한 모든 방식을 훑었습니다. 불가능했습니다. 서울공항의 안보상 기능이 심각하게 상실되더라고요. 도저히 안 되는 거예요.”
이종석 당시 청와대 NSC 사무차장의 이 말은 5년 뒤 정반대로 현실화됩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제2롯데월드 건설이 일사천리로 추진됐고, 결국 완공된 겁니다.
 
2 롯데월드시나리오 만들었다MB 개입 입증 첫 문건
궁금했습니다. 정치적 이유도 아닌 안보상의 문제로 10여 년간 보류된 제2 롯데월드 건설이 정권이 바뀐 뒤 속전속결로 진행된 이유 말입니다. 실마리는 청와대 내부 문건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SBS는 취재 과정에서 제2 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한 16건의 청와대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핵심은 2008년 12월 15일 작성된 ‘제2 롯데월드 관련 여론관리방안’ 문건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08년 12월 15일,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은 해당 문건을 작성합니다. 문건은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① 우선 정부와 롯데가 비공식 협의를 갖고 ② 롯데가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행정협의 조정위에 재심을 요청한 뒤 ③ 행정협의조정위가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구조였습니다.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구체적 방안도 준비됐습니다. 야당과 언론, 군·예비역 단체, 지역민 등 반발 대상을 셋으로 나눠 체계적인 대응책도 검토했습니다. 정책결정 배경과 비행안전 보장 등 20여 가지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예상 답변까지 빼곡했습니다. 약간의 시차만 있었을 뿐, 실제 제2 롯데월드 공사는 청와대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됐습니다.
제2 롯데월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특혜 의혹은 지난 10년간 계속 제기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기획·주도했다는 걸 입증할 청와대 문건을 확보, 보도한 건 SBS가 처음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정경유착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주도・개입하면서 정부 기관까지 총동원했습니다.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통로마다 정부 부처를 박아놓고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사기업인 롯데의 숙원사업을 위해 정부 기관까지 끌어다 쓴 겁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것과 유사한 구조의 정경유착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다소 결은 다르지만, 곱씹어볼 기록도 찾아냈습니다. 대운하, 즉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언급입니다. 청와대는 문건에서 “최근의 경제문제로 인해 ‘대운하 건설’에 대한 국민적 저항감도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당시는 대운하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공약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제2 롯데월드란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대운하 사업의 지렛대로 삼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의심을 거두기 어렵게 됐습니다. 천문학적 특혜를 롯데에 베푼 데 대한 대가를 챙겼는지 여부와 별개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