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기획보도부문_기무사 5.18 비공개 기록 단독 입수_SBS 장훈경 기자

5.18 헬기 사격 의혹에 관한 진실을 푸는 열쇠는 두 가지입니다. 사격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양심선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군 기록입니다. 취재진이 먼저 집중한 것은 양심선언이었습니다. 광주 출동 조종사들을 추적해 만났습니다. 의미 있는 진술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과수가 전일빌딩 탄흔을 남긴 것으로 분석한 수송용 헬기 조종사들이 37년 만에 처음으로 헬기의 무장 사실을 시인한 게 대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 조종사는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핵심 자료 불 태웠다”
자연스레 군 기록으로 기대가 이어졌습니다. 이건리 국방부 5.18 특조위원장이 37년 만에 처음으로 입수했다는 25권 분량의 기무사 문건 중 일부를 어렵사리 확보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5.18 및 계엄 관련 자료 추적 조사 결과’ 보고서였습니다. 2001년 당시 기무사령관이 5.18 관련 자료의 보존 실태를 조사해보라고 지시해 만든 문건이었습니다. 결과는 허무했습니다. 관련 자료는 전무(全無),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핵심 자료는 전두환, 노태우 씨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96년 11월, 아예 불 태워졌다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군이 기록한 5.18 사진첩..조작과 왜곡
문건뿐 아니라 사진도 입수했습니다. 80년 5.18 기간 직후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가 만든 사진첩입니다. 모두 14권 분량인데 이 가운데 6권 688장을 확보했습니다. 기무사 사진첩은 80년 직후 있었던 군사재판에 증거자료로 제출되기도 했는데 ‘계엄군은 선(善), 시민군은 악(惡)’으로 기록했습니다. 계엄군은 질서유지에 앞장 섰고 시민군은 무기를 든 폭도로 규정하는 식이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측은 “80년 당시 광주에 평상복을 입고 시민군 측에 위장잠입한 ‘편의대’가 활동했다”며 “사진 상당수가 이 편의대원이 찍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 당시 활동한 편의대원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는 “불순분자 색출이 임무”였으며 “보안사 직원과 사전에 표시를 정해 만난 뒤 찍은 사진을 건네고 새 필름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5.18 관련 취재를 하면 할수록 조작과 왜곡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5.18 특조위가 조사 기간을 연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SBS 기획취재부는 진실을 찾을 때까지 끝까지 취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