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기획보도부문 수상작 〈시사기획 창 ‘코로나19 요양병원, 감시받지 못한 약물’〉

제12회 2020 한국방송기자대상 기획보도부문 수상작

〈시사기획 창 ‘코로나19 요양병원, 감시받지 못한 약물’〉

코로나19 면회금지 요양병원,
항정신병제 그리고 존엄한 노후

KBS 홍혜림 기자

 

시작은 죽음에 대한 고민
6개월에 걸친 장기 심층기획이었습니다. 시작은 꽤 단순했습니다. 인간의 죽음은 아름다운가? 2010년은 제게 큰 기쁨과 큰 슬픔을 가져다 준 해였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KBS에 입사했고, 가장 사랑하고 존경했던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는 임종 전 마지막 6개월을 요양병원에 계셔야 했습니다. 삶의 끝자락이 외롭고 고독해 보였습니다. 언젠가는 ‘시설에서 맞이하는 죽음의 문제’를 다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5월, 기나긴 육아휴직을 끝내고 돌아온 언론인의 자리. 인간의 죽음은 아름다운가? 이 질문이 크게 들렸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강타로 곳곳에서 충격적인 뉴스들이 나왔습니다. 전체 코로나 사망자의 40%가 요양시설에서 나온 미국에서는 코로나에 확진된 시신을 숨긴 요양원이 발각됐고, 스페인에서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간병인들이 시설을 탈출해 노인들만 남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 뉴스가 나왔고요. 우리나라 전체 코로나 사망자의 25%가량이 요양병원에서 나와 단일 사망발생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시설 속 노인’들이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입니다.

코로나 최전선 요양병원 사투 여전
면회가 금지된 요양병원에서 욕창부터 손발 묶기, 항정신병제 투약까지. KBS 방송 이후 사회적 반향은 컸고, 감독 대상에 없었던 항정신병제 처방에 관해 의약품 안전서비스에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요양병원 등급 심사 시 약제부분 평가도 넣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보건당국 발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코로나 최전선 요양병원 관련 뉴스는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집단 감염, 의료 인력과 간병 인력 부족, 환자 방치 등 모두가 고통받고 지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코로나가 극명히 드러낸 요양병원 문제는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대한민국의 발전 속도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그 속도만큼이나 늘어난 노인들을 돌보고, 삶을 어떻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깊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나이 들어 몸이 아프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집에서는 버텨낼 수가 없으며 결국, 시설로 격리돼 죽음을 맞이하는 일들이 고민 없이반복된다면 존엄한 죽음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삶의 질 향상은 기대할 수 없을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환자만 시설에 가서 제대로 된 돌봄과 치료를 받고,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하는 노인에게는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 복지가 확충돼야, “요양병원에 죽으러 가는 기분이야. 요양병원에 가서 돌아오는 사람 못봤어.”란 탄식이 멈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