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2019 한국방송기자대상 <200억대 해경 VTS 사업 기준미달 제품선정 논란>

대형 해양사고는 엄청난 피해를 발생합니다

“대형 해양사고는 엄청난 인명, 재산, 환경 피해를 발생합니다.” 해경 VTS 홈페이지에 적힌 문장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VTS의 관제 소홀로 초기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고, 해경은 재난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VTS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취재한 VTS 사업은 다름 아닌 진도와 완도, 목포와 군산 지역의 사업이었습니다.

“제 고향이 경기도 안산입니다.”
제보자는 2백억 원 규모의 국가기관 입찰 사업에서 기준 미달 제품이 선정되고, 입찰 비리까지 제기되는 것도 문제지만 해당 사업이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업이라는 데 분노를 느끼고 어렵게 제보를 결심했습니다.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더라도 보도를 바라는 제보자에게 저는 기자가 아니라 안산에서 나고 자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된 장비들은 레이더 안테나와 수신기, VHF 통신 장비 등 VTS에서도 핵심 장비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취재팀도 취재와 공부를 동시에 해야 했습니다. 이 장비들이 왜 중요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쉽고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 분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내용을 다듬었습니다. 쉽진 않았지만 분명한 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의 장비가 수치상으로 해경 기준에 미치지 못한단 사실이었습니다.

책임 미루기에 침몰한 해상안전
바다 위의 네비게이션인 VTS는 육상과 달리 카메라 등 시각적 정보가 부족해 레이더와 통신장비가 핵심 장비인데 어떻게 기준 미달인 제품이 선정됐을까. 그 배경엔 입찰을 담당한 조달청의 허술한 심사가 있었습니다. 심사를 맡는 전문평가위원들의 명단은 이미 공개돼있고 입찰 평가도 하루 만에 이뤄지다 보니 특정 업체와 교수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해경도, 조달청도 알고 있지만 어느 한 쪽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해경은 입찰은 조달청이 한다며 자신들의 기준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고 조달청은 입찰을 대행할 뿐 평가는 심사위원들의 몫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서로의 책임 미루기 속에 해상안전이란 사업취지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뒤늦게 해경이 사업을 재검토 하고 있고 조달청도 제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계속 취재를 이어가겠습니다.

kbc광주방송 최선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