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급식비로 지원했더니…관리비로 사용_KBS광주 김효신 기자

광주 버스 예산 ‘528억 원’, 배고픈 버스 기사들
11년 차 기자로 사회부에 다시 발을 딛었다. 타 지역 동기가 농담삼아 회사에 뭘 잘못했냐고까지 할 정도였다. 항상 인력이 부족한 지역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사회부에서만 할 수 있는 가치있는 뉴스를 만들자… 결심이 섰다. 그러던 중 친분이 있던 한 노무사를 통해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급식이 형편없이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확인해보니 수년 전부터 버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해 온 상황. 심지어 나 조차도 몇 년 전 이 사실을 접하고 ‘저런~ ’하며 지나쳤던 일이었다. 당시 담당 부서가 전남도청이었기에, 내 출입처 일이 아니라며 모른 체한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버스기사들은 김치와 국, 콩나물이 전부인 부실한 식단, 심지어 상한 식자재로 만든 급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일까지 빈번하게 벌어졌다.
 
버스 식비를 유용해 차고지 관리비까지 냅니다.”
광주시내버스 급식소는 총 11개. 그 가운데 회사에서 운영하는 한 곳을 제외하고 광주시에서 경영을 위탁 받은 버스조합이 운영하는 10개 식당의 일주일 치 식단을 버스 노조의 도움을 받아 일일이 촬영하는 방법으로 확인했다. 총 210여 개의 식단에 대해 대학 교수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성인 남성의 한 끼 기준 열량인 800칼로리를 한참 못 미친다는 대답을 얻었다. 취재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순간이었다.
퇴근한 뒤 매일같이 버스 식당 10곳의 식당 업주들을 만나 이유를 물었다. 예상대로 버스조합에 밉보이면 사업권을 박탈당할까 말을 아꼈다. 하지만 몇몇 식당 업주들을 설득한 끝에 버스 식비 예산을 떼서 버스 회사들이 내야 할 차고지 관리비를 대신 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업주들은 왜 자신들이 사용하지도 않은 차고지 관리비까지 내야만 했을까? 업주와 버스조합이 맺은 계약서를 확인하기로 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식당을 관둔 업주를 통해 어렵게 계약서를 구할 수 있었다. 계약서에는 식당 업주들이 차고지 관리비를 대납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보도국 회의에서도 더 이상 취재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계약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데 문제의식이 미쳐 취재를 이어가기로 했다.
광주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돼 모든 예산이 세금에서 지원되는 만큼 광주시가 버스회사에 예산을 지원하는 루트를 취재하기로 했다. 버스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매년 책정해 버스회사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었다. 광주시와 버스회사가 맺은 MOU, 버스원가표, 버스회계감사 결과서 등 닥치는 대로 자료를 모았다. 그 자료에는 차고지 관리비를 버스조합이 내도록 돼 있었다. 광주시에는 자신들이 차고지 관리비를 내는 것처럼 보고해놓고, 뒤로는 식당업주들에게 차고지 관리비를 받아 챙기는 방식으로 식비를 유용한 것이었다.
답답했던 취재가 급물살을 탔다. 예산만 지원할 뿐 경영은 버스회사들의 자율에 맡긴다며 문제가 없다던 광주시도 관련 자료를 들이대자 관리 소홀을 인정했다. 식당 업주들은 대납한 관리비를 돌려받기 위해 버스조합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버스노조는 광주시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뉴스는 페이스북에서 7만 9천회 공유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끝까지 취재하겠다.
8회가 넘는 보도가 이어졌다. 버스기사 급식 부실에는 급식비 유용이 있었고, 심지어 일부 식당은 무허가였으며 버스회사 인척들이 가장 큰 급식 식당을 독점 운영하며 돈을 벌어간 사실도 드러났다. 줄줄이 드러나는 버스 급식 부실 문제. KBS의 끈질긴 보도가 이어지자 광주광역시청은 버스급식 개선 TF를 만들고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를 포함해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차고지 관리비를 식당업주들에게 부과하지 않도록 개선책이 일부 마련됐고, 올해 하반기에는 식당 업주를 공개입찰로 선정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감독기관인 광주광역시 대중교통과와 버스 조합에 대한 감사 결과도 발표된다. 광주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된 지 10년, KBS광주는 급식 문제 뿐만이 아닌 준공영제 전반에 대한 점검 보도를 이어갈 것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