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기획보도_내몰리는 서민들-MBC유충환기자

 


“못 살겠다”

예상은 했지만, 현장에서 너무나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더욱 놀랐다.  

노점 떡볶기 아줌마, 새벽 일용직 근로자, 출어를 막 마치고 돌아온 어민, 겨울 배추를 심고 약을 치던 시골 할아버지.. 한결 같은 목소리는 “힘들다. 못 살겠다” 였다.

단지 고단한 직업을 가진 삶을 사는 사람들의 푸념으로는 결코 들리지 않은 것은 그들 목소리에 묻어 있는 절실함과 절망감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사람들을 자꾸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지, 분명 우리 모두는 어렴풋이는 알고는 있었을 꺼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외치는 목소리가 자꾸만 사장되는 것은 사회의 무관심과 반복되는 경제 악순환으로 인해 다 같이 지쳐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각종 지표 지수와 통계 수치로는 설명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애환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은 아우성을 TV앞에 앉아 있는 시청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담담히 전달하고 싶었다.

 

<1편 : 내몰리는 서민들>  2008. 9. 9~ 2008. 9. 11


         ◀ANC▶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들은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가는 치솟는데, 소득은 늘지않고 중소기업 도산으로 그나마 일자리마저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민생 점검 시리즈 첫번째로 오늘은 갈수록 어렵다는 서민 생활을, 유충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서울의 한 무료 급식소에 43살 김모씨가 줄을 서 있습니다.


미역국과 김치, 콩나물이 반찬의 전부지만, 사람이 몰리면 이 마저도 없어 끼니를 걸러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다른 노숙자 틈에 끼여 다리 밑에서 식사를 하는 김씨는 원래

건실한 건설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습니다.

투명 CG] 하지만 1년 사이에 철근값이 2배 이상 뛰자 회사가 휘청거렸고,

지난 4월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했습니다.


           ◀SYN▶김씨

“사장님들이 죽겠다 죽겠다.. 직원들은 어떻게 돈을 받아야 되는데.. 석달, 넉달 돈을 못받고”


다른 직장을 찾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해봤다는 김씨는, 아직도 자신이 노숙자가 된 게

믿기지 않습니다.


           ◀SYN▶김씨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왔어요. 답답해 죽겠어요”

————–


이른 새벽, 하루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일용직 노동자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현장에 불려가 하루 10시간 일하면 7만 원을 받습니다.


소개비를 빼면 6만 5천 원이 손에 떨어지는데 10년 전 임금에서 단 한푼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SYN▶노동자

“그렇게 많이 물가가 올랐는데 우리는 똑같으니 까.. 지금 여기 나오는 사람들 죽지 못해서 나

오는 거에요”

———————–


           ◀EFFECT▶(미속 촬영)


영세 자영업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신림동에서 10년째 떡볶기 장사를 하고있는 윤은희 씨는

갈수록 이문을 남기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SYN▶윤은희

“너무 힘들어. 장사를 못해요. 재료값이 안 빠 진다니까”


CG] LP 가스를 비롯해 떡, 어묵, 간장 등 모든 재료 값이 작년보다 20% 이상 뛰었지만

떡볶이 값은 올릴 엄두를 못냅니다.


           ◀SYN▶윤은희

“새벽 4시부터 한게 지금 요거에요. 근데 재료 값 이런거 다 빼면 남겠냐고.. 안남지. 이게 힘

들다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힘들어요”


올 상반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구당 실질 소득은 CG]1분기 317만원에서 2분기 296만원으로

오히려 7%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가구당 부채는 지난 6월말 3천 960만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개인 파산 신청자는 올들어 7월까지 7만 천여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S/U)

IMF에 버금간다는 불황에 물가는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충환//

           ◀END▶



<2편 : 벼랑 끝 극 빈곤층>


         ◀ANC▶

민생 점검 시리즈 두번째, 오늘은 빈곤층의 힘겨운 삶을 따라가봤습니다.


신은정 기자..

           ◀END▶


           ◀VCR▶

72살 김귀자 할머니는 오늘도 손수레를 끌고 온 동네를 돌아 다닙니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벽지까지 뜯어 가며 반나절동안 모은 폐지는

5천 원 어치.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주울 폐지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투명 CG] 원자재 값 폭등에 폐지 값이 작년보다 두배로 뛰자

너도나도 폐지 줍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SYN▶김귀자

“폐지가 없어. 박스는 안나오고.. 할배들도 다 줍는데 뭐. 하루종일 주우면 5천 원 벌동 말동”


고물상에는 폐지를 주워온 노인들이 날마다 줄을 섭니다.


           ◀SYN▶고물상사장

“작년에 비해 노인분들이 2배, 3배 늘었다”

—————


아파트 단지 사이의 난곡 판자촌.


이곳에서 25년째 살고있는 김장덕 할머니는 일어서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새벽같이 식당으로 일을 나갑니다.


하루 12시간씩, 한달 내내 일하고 120만원을 받아왔지만

요사이 식당도 장사가 안돼 월급이 깎였습니다.


           ◀SYN▶김장덕

“밤 5시에 들어가서 다음날 5시에 나오는데 한달에 두번 쉬고, 120만원 받다가 110만원으로

…”


김 할머니는 월급에서 생활비만 빼고는 모두 은행빚을 갚아가고 있습니다.


몇년 전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은행에서 9백만원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


그나마 몸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20여년 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오세경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정부에서 한달에 55만원을 지급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월세와 전기.수도요금은 내야하고 한달 생활비는 20만원이 채 안됩니다.


          ◀SYN▶오세경

“너무 비싸니까 그래서 그냥 그 돈이면 인스턴트 같은거… 야채라든지 뭐 이런거는

잘 안 먹다시피 하는거죠.”

하루종일 누워 있어 생긴 욕창에 붙일 반창고 가격도 감당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SYN▶오세경

“4천 5백원인가 했는데 종로5가 약국 많잖아요. 거기서 샀는데도 7천 원이더라구요.”


우리나라의 기초생활 수급자 수는 작년 기준으로 백 60만명.

월 수입이 중간 소득자의 절반에 못미치는 빈곤 계층은 작년에 6백 95만명으로

늘었습니다.


빈곤 계층이 늘면서 전체 인구에서 빈곤 계층이 차지하는

‘빈곤율’도 14.8%로 해마다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은정//

          ◀END▶



<3편 : 뿌린대로 못거둔다>


          ◀ANC▶

민생 점검 시리즈 오늘은 농어민들의 삶을 짚어보겠습니다.


치솟는 기름값에다, 비료값 농약값까지 함께 오르면서

농 어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유충환 기자가 보도합니다.◀END▶




(Report)


아침 7시 강원도 주문진항.


밤새워 고기 잡이를 한 5톤짜리 소형 어선들이 속속 들어옵니다.


           ◀SYN▶

“아버님 고기좀 잡으셨어요?

-못잡았어.

-오늘 얼마나 잡으셨어요?

-경비가 안되겠네. 기름값이 비싸서. 기름값 안

나와요”


새벽 2시에 바다에 나간 이상율씨 부부는 다섯시간 동안 문어 11마리를 잡았습니다.


입찰 가격은 10만 원.


새벽 조업에 경유 한 드럼을 썼습니다.


2백 리터 경유 한 드럼이 23만원이니까, 13만원 적잡니다.


지난 1년 사이 어업용 면세유 값은 두 배로 뛰었습니다.


기름값조차 건지지 못하다보니 주문진항에 등록된 어선 네 척 가운데 세 척은

조업을 포기한 채 포구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SYN▶

“요새 계속 놀아요. 지금. 8월에 뭐 하나도 못

했는데.. 이틀 나갔나?”


————-


강원도 화천의 토마토 밭.


수확철을 넘긴 토마토들이 고스란히 썩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10개 동 애호박 하우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잎사귀는 말라 비틀어져 만지기만 해도 부서집니다.


          ◀SYN▶

“팔아서 약값을 충당 못하니까. 약을 덜 치게 되니까 이렇게 빨리 망가졌어요”(오른쪽 하단)


농약값은 작년보다 30% 가량 올랐고, 한 포대 2만 5천원 하던 비료는

올해 4만 원으로 두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S/U)폭등한 비료, 농약값 부담 때문에 제때 치지 못해 작황이 않좋아 지고,

병해충이 생겼습니다.


애써키운 작물은 썩어가고 악순환이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


            ◀SYN▶

“농사짓는 사람들이 바보야. 바보라고 이제. 젊 은 사람은 지으면 안돼. 할 수 없이 짓는 거야

우리는”


———-


          ◀EFFECT▶”음메~”


축산 농가들도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지난 6월.


전라남도 무안에서 소를 키우던 50대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SYN▶

“축산하는 사람들이 나는 못먹어도 되는데 짐승이 밥을 못먹고 있으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사료값은 폭등했지만 그렇다고 자식같은 소를 굶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산지 소값은 오히려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여기에다 전국 축산 농가가 지고 있는 빚은 한 가구당 평균 2억원.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축산 농민은 올해에만 6명입니다.


◀SYN▶

“저 어미하고 새끼가 작년에 6백 만 원. 지금은  3백 만 원 밖에 안해요. 축산 농가들 포기..”

 

땅은 정직합니다.


더도 덜도 아닌 뿌린만큼 정직하게 돌려줍니다.


냉혹한 시장의 법칙 때문인지 아니면 왜곡된 유통질서 탓인지,

땅처럼 정직하게 살아온 이 땅의 농어민들은 지금 자꾸만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충환//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