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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성성'(白髮星星) 기자는 어디에 있는가?_‘방송기자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중견 방송기자의 역할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12월 6일 부산 일루아 호텔에서 방송기자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중견 기자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역할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는 20년 차 이상의 중견 기자들을 비롯해 각 회원사 기자협회장, 지역 방송기자, 언론학 교수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1부에서 방송기자의 현실과 현황을 짚어본 뒤 2부에서 지금까지 시도된 노력과 문제점을 분석해보고 3부에서는 필요한 조건과 대안을 제시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79 토론회 그래프방송기자 87% “20년 차 이후에도 현장 남고 싶다”

1부 첫 발제로 나선 SBS 하현종 기자는 방송기자연합회가 실시한 ‘방송기자의 현실과 미래인식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19명 중 87%가 ‘환경만 조성된다면 20년차 이후에도 취재현장에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원하는 역할로는 ‘현장 취재기자’(38%)가 가장 많았으며 ‘보도전략 기획, 제작 지원 및 코칭’(25%), ‘뉴스·토론 진행자 또는 패널’(23%), ‘뉴미디어 콘텐츠 전략 생산 및 관리’(10%) 순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3사 뉴스에 등장하는 기자들의 연차를 살펴본 결과 15년 차 이상의 기자들은 화면에서 보기 어려웠다. 방송기자연합회 박성호 편집위원장은 “뉴스의 대부분을 10년 차 안팎 기자들이 맡고 있는 반면, 숙련된 취재인력은 현장이 아닌 내근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뉴스라는 제품의 혁신을 하려면 생산 공정의 혁신과 제작 주체의 변화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대팀제 도입 당시(2004년)의 사례를 소개한 KBS 조일수 기자는 “관리자수를 대폭 줄임으로써 기자들이 백발성성한 채로 현장에서 일하자며 취재 의욕이 넘치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로 인해 깊이 있는 취재와 특종이 많았고, 조직에 활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뉴스의 심층성 강화가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과거에 포기했던 전문기자의 카드를 꺼낼 타이밍이 됐다.”면서 조직관리자의 길과 전문기자의 길을 나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YTN 유투권 기자는 “2000년대 초 YTN에서도 전문기자제를 시행했으나 구체적 방안 없이 도입하는 바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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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활동분야 전문화해 각자의 ‘나무’에 올라야”
30년 차 선배 기자의 격정적인 제안도 토론회의 열기를 달궜다. SBS 박수택 논설위원은 방송기자의 역할과 대안을 ‘언론인의 프리즘’이라는 관점으로 풀어냈다. “시청자라고 하는 ‘광선’을 기자라는 ‘프리즘’으로 봤을 때 ‘시市(시민), 서庶(서민), 유有(유권자), 소消(소비자), 납納(납세자), 노勞(노동자), 소疎(소외계층)’로 볼 수 있다.”고 운을 뗀 박 기자는 “시청자를 중심에 두는 좋은 뉴스를 만들고, 그런 저널리즘 정신을 발휘하려면 중견 기자들도 현장으로 가야하고, 후배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꼭대기에 한 사람만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보직을 위한 경쟁을 하기 보다는 저마다 활동 분야를 선택하고 전문화해 ‘각자의 나무’에 올라 함께 조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방송사가 기자들의 역할을 위한 직무탐색과 인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에 참여한 KBS 용태영 기자(1989년 입사)는 “나이 들어서 현장 기자로 있으려면 대우 받으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초심을 갖고 활동해야 하고 주변에서도 이런 것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식이 필요하다.”며 의식 변화를 촉구했고, G1 강원민방 김도환 기자는 “선배들이 보직 부장 이후 현장에 돌아왔을 때 후배들이 긴장하게 되는 ‘왕의 귀환’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회를 맡은 김유석 방송기자연합회장은 “방송기자의 인력문제는 중견 기자뿐 아닌 모든 방송기자의 미래인 만큼, 방송기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회사 차원에서도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진로 설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기자연합회는 <방송기자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1월 중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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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2014년 1·2월호, 연합회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