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또한 지나가리라’_SBS CNBC 서주연 기자


<아듀 2010, 헬로 2011>



‘이또한 지나가리라’




SBS CNBC 서주연 기자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있는 말.. ‘이또한 지나가리라’



큰 절망에 빠져 좌절할 때 스스로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를 찾던 다윗왕에게 솔로몬이찾아준말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울 때 힘을 얻는 말이죠. 제가 힘든 일을 겪을 때 마다 힘이 되어준 한마디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힘들때 보다는 즐거울때, 또 무언가를 성취했을때, 자신감이 넘칠때. 더 많이 이 말을 떠올리려 노력중입니다. 쉽지는 않지만요.


실패와 치욕 가난과 증오 뿐 아니라 권력과 명예와 부와 사랑도 모두 지나간다는 것은 참 잊기가 쉬우니 말입니다.



달력 한장 달랑 남은 2010년을 보면서 참으로 굴곡 많았던, 그래서 마음속에 이 글귀를 수도 없이 되새겼던 제 자신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올 한해를 정리하는 글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가장 처음 떠오른 말은 ‘다사다난’ 이 진부하고 올드하며 다소 지루한 표현이 올 한해 제 삶을 그리기에는 특히 꼭 들어맞았다고 느꼈기 때문인데요.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이또한 지나간다’ 라고 생각하니 특히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먼저 새로 첫발을 내딛은 SBS CNBC와의 만남으로 새해를 시작했고, 이리 저리 부딪치며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99년 지역 방송국에서 사회부 마와리(조근)를 뛰던 시절, 코끝을 스쳐가던 싸한 기운과 긴장감이 10년만에 다시 살아난 한해. 긴장하지 않았다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개국 첫 방송에서 앵커석에 앉았을 땐 등줄기에 땀이 베었었죠. 설날 다리가 부러져 첫 방송 부터 깁스를 한채로 두달간을 버텼고, 추석엔 교통사고로 병원에 갇혀 있어야 했었습니다. 한동안 세벽 세시에 출근을 하면서 머리만 닿으면 잠들던 제가 ‘불면증’이란 놈도 만나 봤습니다. 참 별일이 다 있었네요.



그동안 담당해 오던 금융권을 다시 맡긴했지만, 새 옷을 입고 만난 사람들은 다소 다르게 다가왔고, 새롭게 해야 할 일들이 쌓여가면서 개인적으로 쉽지는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천안함사건, 연평도사태… 꽃다운 청춘들의 목숨과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어수선한 세상, ‘다사다난’했던 한해. 각지에서 고군분투했던 방송기자들의 모습이 스쳐갑니다.



저 같은 경제부 기자들의 경우, 외환은행매각, 우리금융민영화, 신한금융지주사태 등 굵직한 사안들이 쏟아지고, G20 FTA 등 국제적인 이슈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해이기도 했죠.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아까워집니다.


‘단독’도 영원하지 않고, ‘낙종’도 영원하지 않으니 내년에는 더 분발하고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이 또한 지나갈 소중한 시간이니 말입니다.


또 내년에는 골(병)든 미스도 청산하려면 눈 크게 뜨고 더 부지런히 살아야겠습니다. 심호흡 크게 한번하고 2011년을 기다립니다.

Posted in 2010 송년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