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9 참관기]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 5G

[MWC 2019 참관기]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 5G

안형준 회장

 

 

 

 

MWC 2019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이하 MWC)가 지난 2월 25일부터 3일간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다. MWC에방문한 사람들이 5G 기반의 신형 스마트폰 앞에 몰려든다. 기존의 기술로 파일 하나를 보내는데 0.3초가 걸렸다면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최고 속도 20Gbps로 고성능 전송하는 5G 기술로 보내면 0.02초로 줄어든다. 물론 카메라 성능의 고도화도 한몫을 했다. 네 명이 경기하는 골프 생방송도 원하는 선수와 장소만 선별해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40개가 넘는 현장 카메라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그 순간 함께 설명을 듣던 한 방송사 기술팀 관계자가 혼잣말을 했다. “40대 카메라는 무슨 돈으로, 누가 설치하죠?”

 

5G로 맞이하는 새로운 세상
5G 기술로 인해 미디어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언론으로 꼽히는 뉴욕타임스가 통신사버라이즌과 저널리즘 연구소를 차리기로 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5G 저널리즘’의 기술적 목표 중 하나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현장에서 방송을 하는 것이다. 사실상 5G 기술을 활용한 뉴스 콘텐츠 경쟁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5G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할 방송사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껏 뉴스와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것은 방송사가 아니라, IT 공룡들이었기 때문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유럽의회와 각국 정부가 미국의 IT 공룡들을 견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WC에 10년째 참가했다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2019년의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마트폰과 주변기기 중심이던 지난해까지의 MWC와는 달리, 올해는 5G가 주인공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와 로봇팔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이 5G라는 새로운 인프라를 갖게 된 것이다.”

독일 SAP 社가 내놓은 자연 친화형 자율 주행 자동차는 물론, 다른 통신사와 제조사가 선보인 로봇 모두 5G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많은 로봇이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한국의 통신사와 한 커피 체인 회사가 내놓은 커피 제조 로봇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커피마저 로봇이 타주는 세상이 삭막하다는 생각이스쳤지만, 맛이 의외로 괜찮았다. 통신사 관계자는 주로 심야에 많이 사용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자판기를 커피 로봇으로 교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5G와 만난 인공지능이 생활 주변을 바꾸게 될 미래 모습의 한 컷을 미리 본 듯했다.

 

승자가 되기 위해선 5G는 필수조건
전시회를 같이 둘러본 PD와 기술감독이 많은 관심을 보인 부스는 ‘미디어 디스커버리 플랫폼’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 메타데이터를 분석하는 미디어 기술인데, 이번 MWC에서 혁신기술로 인정받아 글로모Glomo 상을 받았다. 인공지능의 안면인식 기술로 출연자별 노출시간과 키스 장면 등과 같은 이벤트별 분석, PPL광고 효과 등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이다. 특정 출연자의 어떤 장면이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광고효과를 높였는지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직은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인공지능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부스를 맡은 공학박사는 전망했다.

독일 기업의 한 공학박사는 ‘새로운 판이 설계되는 5G세상에서, 새로운 승자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독일 내부의 위기감도 솔직히 얘기했다. 전통적 제조업 기반 중심인 독일 경제가 미국의 IT 공룡에 플랫폼과 주도권을 빼앗기는 구조가 고착화가 염려된다고. 그는 휴대전화 제조사에서 5G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한 핀란드 노키아 社의 변신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MWC에선 영상과 음악 콘텐츠 기업으로의 부활을 선언한 일본 소니SONY가 주목받았다. 소니는 앞선 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초점 카메라와 영화 촬영 디지털카메라(Digital Cinematography)를 스튜디오에 모델까지 동원해 전시했다.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 社의 신형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한국 제품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보였다.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옹기종기 모여 나름 선전하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어린이용 전동칫솔 ‘브러시 몬스터’, 한국의 머드축제에서 먼저 선보인 ‘에코 스탬프’는 스마트폰에 직접 도장을 찍는 기술이다. ‘다이어트 카메라’는 식탁의 음식 사진을 찍으면 종류별로 칼로리를 알려준다. 반경 1km 안에서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 기술 ‘뉴라텍’,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모비겐’. 모바일에서 관심사에 따라 그룹 SNS를 만드는 ‘e캔버스’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의 제휴를 기대하고 있었다.

 

IT 벤처로 도약을 꿈꾸는 중소기업은 물론, 미래의 직업과 업종을 선택할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올 미래의 트렌드는 매우 소중한 정보다. 미국의 국가 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NIC)는 4년마다 새로 당선되는 대통령에게 ‘향후 5년의 미래예측 보고서’를 제출한다. 2012년 겨울 재선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는 ‘빅데이터와 SNS, 스마트시티 기술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2016년 당선된 트럼프에게 제출한 보고서는 ‘진보의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 번역판도 출간됐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의 감소와 그에 따른 갈등, 드론을 활용한 경제활동과 범죄의 증가, SNS를 통한 가짜 뉴스의 확산과 팩트체킹 인력의 급증이 중요한 내용이었다. 5G 기술에 올라탄 인공지능이 시청자들의 미래와 방송시장을 어떻게 바꿀지, 국내는 물론 해외 트렌드 파악도 놓쳐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Posted in 2019년 3.4월호, 특별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