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회 지역기획보도부문_수도 검침원 너무 힘들어 울면서 일한다_광주MBC 남궁욱 기자

수도 검침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하는 내내 너무 힘들어 울면서 일했다”며 토로했다. 수도 검침원들의 업무환경을 취재해야겠다고 생각한 결정적 이유다. 시작은 광주 모 지역신문의 ‘허위검침 요금폭탄에 누진요금까지…황당한 광주시 수도 행정’ 기사였다. 기사를 받기 위해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를 취재 했다. 취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상수도본부는 담당 수도 검침원이 무릎이 아파 제대로 수도 검침을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직원이 아파서 일을 못한다면 그 직원을 대신해 일할 직원이 없는 것인지, 수도 검침원의 근무환경은 어떤지 취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수도사업본부에 해당 검침원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상수도본부는 검침원의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다는 등 핑계를 대며 알려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검침원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니 알려달라고 했다.

 

해당 검침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억울하다. 일하는 내내 너무 힘들어 울면서 일했다”고 했다. 혼자서 한 달에 2500가구를 책임지다 보니 야근과 주말 근무는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혼자서 일을 다 할 수 없어 아내와 함께 수도 검침을 했다고 토로했다. 다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대신 일해 줄 사람이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수도 검침을 다녔다고 했다. 모든 수도 검침원이 이런 처참한 현실에서 일한다고 했다. 수도 검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수도 검침원이 실제로 일하는 현장을 동행취재 했다. 검침원들의 근무 환경은 생각 이상으로 열악했다. 성인 남성이 들기 버거운 철판을 들고, 비좁은 공간에 몸을 욱여넣기도 하고, 수도 계량기 위에 가득 쌓인 물건을 치워가며 수도 검침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루 150~300가구 씩 돌아다니다 보니 하지정맥류와 족저근막염,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에 늘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건강 실태파악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

 

큰 문제는 한 달 안에 처리해야 하는 가구 수가 1인당 2500~2800가구에 달하다 보니 충분히 쉴 수 없다는 것이었다. 휴가를 내 본 검침원은 거의 없었다. 쉬는 날 못한 일을 그 다음날에 처리해야 해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도 대체 인력이 없어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

 

인권이 존중받는 일터의 정착을 말하고 싶다. 수도 검침원, 화력발전소의 김용균, 집배원까지. 모두 인권은 무시된 채 자본 논리에 의해서 희생된 노동자들이다. 우리 사회 모든 일터에서 인권이 존중받았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비인권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을 것이다. 언론이 어두운 곳에 있는 그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야 한다.

Posted in 이달의 방송기자상,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작 취재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