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회 뉴스부문_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 연속 보도_대전MBC 조명아 기자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죽음

또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구의역에서 19살 김 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지 2년여 만이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24살 김용균 씨는 구의역 김 군과 닮아있었습니다. 둘은 위험의 외주화 흐름 속에 탄생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녁, MBC는 김용균 씨 사망 사고 소식을 뉴스데스크 머리기사로 다뤘습니다. 숨진 김 씨가 얼마 전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호소하는 사진 릴레이에 동참했던 사실도 세상에 알렸습니다.

 

김용균 죽음의 진실을 찾아서

김용균 씨는 왜 죽었을까. 단순 사고 기사로 처리한 매체도 많았지만 우리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현장으로 갔습니다. 취재진은 김 씨의 동료와 유족들을 만났고 죽음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가 처했던 현실은 열악했습니다. 평소에도 사고가 잦았던 컨베이어벨트는 수십 차례 개선 요청에도 바뀌는 게 없었습니다. 회사는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교육도 없이 위험한 현장에 김 씨를 혼자 투입했습니다. 사고가 난 뒤 서서히 죽어가던 김용균 씨를 구해줄 동료는 없었습니다. 이런 김 씨의 상황은 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가 처한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개선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 이유도 지적했습니다. 발전소를 퇴직하고 하청업체 임원으로 재취업해 발피아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중대 재해와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을 하청업체가 떠안는 불합리한 계약 관계도 드러냈습니다. 잇단 산업재해에도 한국서부발전이 정부 우수 공기업으로 뽑혀 성과급까지 받아온 황당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노동 현안을 외면했던 MBC의 반성문

“저는 노동 기사를 쓸 줄 모릅니다.” 2017년 파업 출정식 때 막내였던 제 발언이었습니다. 사실이었습니다. 입사 후 2년 동안 노동 기사를 써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MBC 구성원인 제가, 그리고 MBC가 노동 현안을 외면한 사이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철저히 외로운 투쟁을 해야 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 시절이 부끄러웠고 이번 보도는 저에게 자기반성이자 참회의 시간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다시는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MBC의 약속이기도 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단단한 MBC 네트워크는 빛났다

서울에서는 사고 발생 첫날 김용균 관련 기사를 뉴스 첫머리에 보도했고 기획성 아이템을 발굴했습니다. 현장을 아는 대전에서는 경찰과 노동청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고 속보를 뒷받침했습니다. 이런 취재 공조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고 이슈를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MBC 네트워크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보도였기에 이번 성과가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선례로 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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