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단식의 의미를 욕되게 하지 말라!

지난 겨울 언론노조 KBS 본부장과 YTN 본부장이 영하의 추위 속에 단식을 벌였다. 2018년 봄 평택에서는 쌍용차 해직 노동자가 무기한 단식을 하다 병원에 실려 갔다. 여름에는 27일 동안 단식을 하던 전교조 위원장이 응급차로 이송됐다. 많은 이들이 공정언론과 복직을 위해 단식을 해 왔다. 이렇듯 단식은 생명을 담보로 한, 지난한 몸부림이자 최후의 선택이다.

 

선관위원 임명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의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이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 정유섭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KBS의 릴레이 단식 비판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행동하니까 그렇게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언론의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비판에 민주노총이라는 특정 조직의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1987년 6월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소중한 조직임에도, 부정적 이미지로 덧칠하려한 것이다. 정유섭 의원 주장의 타당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려면, 민주노총 조합원이 한 명도 없는 서너 개 언론사의 시각은 크게 달랐어야 했다. 하지만 어떠했는가?

 

“한국당 릴레이 단식 아닌 릴레이 식사” (동아일보)

조롱거리 된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 (조선일보)

5시간30분 밥 안 먹는 ‘얼치기 단식’ (중앙일보 취재일기)

단식? 자유한국당의 고질적인 무개념 (중앙일보 사설)

 

민주노총 조합원이 없는 이 신문사들의 기사와 사설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변명할 것인가?

 

최근 10년 동안, 자유한국당의 언론탄압으로 십여 명의 기자와 피디가 해직됐었다. 1백 여 명의 방송인들이 징계를 당했고, 수 백 명의 방송인들이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됐었다. 정당한 지적과 비판을 민주노총 탓으로 돌리는 자유한국당의 시각은, 언론을 장악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5시간 30분 마다 식사를 하는’ 새로운 농성 방식에 ‘단식’이라는 단어를 거둬주기 바란다. 목숨을 걸고 단식농성을 해온 수많은 분들에게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이 어떻게 비춰질지 자유한국당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언론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에 대한 도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19129

방송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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