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호 기자의 포토 에세이] 외나무 다리

방송기자 1,2월호_서경호 기자의 포토에세이_사진메인

 

 

 

 

 

 

 

 

 

 

 

외나무 다리

속담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악연惡緣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비록 만나기 싫은 원수는 아닐지라도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오던 사람과 맞닥뜨리면 어찌 해야 할까?
양보하자니 뒤돌아가야 할 길이 생각보다 멀고,
상대가 물러서길 바라며 으르렁대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터…
부둥켜안고 서로에 의지하여 몸을 돌릴 수도 있겠으나
이마저도 낯가림 때문에 어렵다면 참 난감한 노릇이다.

영주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에서는 전혀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
긴 다리 중간 중간에 놓여있는 짧은 다리 형태의 여유 공간…
살짝 비켜서기만 하면 서로의 갈 길을 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새삼 외나무다리 설계자의 배려심配慮心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올해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원수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면 좋겠고,
혹 낯선 이와 마주하더라도
먼저 비켜설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으면 좋겠다.

SBS A&T 서경호 부국장 (영상취재팀)

Posted in 2019년 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서경호 기자의 포토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