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특별위원회] 절반의 완성, 절반의 미완성

절반의 완성, 절반의 미완성
2기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내부적 윤리 논쟁의 공론화 부족 – 방정오 ‘TV 조선’ 사장 딸의 갑질 보도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1방정오 TV조선

 

 

 

 

 

  MBC에서 최초로 보도한 이 문제는 MBC 내부에서도 초등학생의 인권 보호를 둘러싸고 논쟁이 치열했던 사안이었다. 당시, 지상파 3사는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절제된 자세를 보여주었으나 결국, 언론이 사건 당사자에 대한 시비를 여론재판식으로 몰고 갔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았기에 차라리 해고 당한 운전수의 입장을 듣는 것으로 보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해 보였다는 지적이 있었다. 비록 리포트는 객관적이고 균형적이었지만 초등학생의 육성을 직접 내보낸 것은  윤리적이고 선정적이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MBC측에서 내부적 윤리 논쟁에 관한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림으로써 그 윤리적 고민을 시청자들에게 소구하며 소통하고자 했던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내부적 윤리 논쟁의 비 공론화’가 MBC로 하여금 초등학생의 갑질을 선정적, 선동적으로 이끌려 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뉴스 초기에 “내부에서 치열한 윤리적 논쟁이 있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함과 동시에 초등학생의 인권 침해를고려해 가해자의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는 최대한 숨긴 채 본 사건을 보도했다”는 식으로 뉴스 제작국의 고민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조언이 있었다.

CCTV 보도는 신중에 신중을 – 이수역 폭행 사건 보도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2이수역

 

 

 

 

 


  언론사 간의 기사 베껴쓰기로 혼란이 극대화된 뉴스 아이템이었지만 다행히 지상파 3사는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보도했다. 더불어서 JTBC는 사실만 건조하게 전달한 점이 돋보였다. 그런 가운데 MBC가 ‘여혐’에 관한 인터뷰를 보도에 실어,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도 연관 짓고자 하는 뉴스 제작 관행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 사건은 여혐 이슈와 결합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러한 사실을 짚어주면서 본 사건을 여혐과 분리해야 할 것을 주장한 언론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더불어서 SBS는 여성 측에서 제공하는영상을 보도하며 이 영상을 “일방적으로 믿어서는 곤란하다”는 언급을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이야 말로 언론이 보도해서는 안 되는 영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CCTV가 보도에 있어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 온 이 사건은 CCTV를 둘러싼 보도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의례적인 보도 치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시켜 주었다.

‘따옴표 저널리즘’의 진수 – 이재명, 혜경궁 김씨 관련 보도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3혜경궁김씨

 

 

 

 

 

  언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찰의 반박, 재반박에 관한 인터뷰만 핑퐁식으로 쫓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맥락을 짚어주는 보도의 부재가 아쉬웠다. 더불어 직접 인용구를 동원한 따옴표 저널리즘의 범람이 위태로운 수준에 달하고 있어 90% 이상의 절대 다수 기사 제목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찰 측의 직접 인용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언론이 정치인들의 입만 쫓을 뿐, 시민들의 의견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아프게 다가왔다. 

맥락을 짚어주는 좋은 기사는 부서 간의 장벽 허물기에서 만들어진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전후한 보도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4민주노총총파업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기사 한 개씩만 보도했으며 정치부와 노동부 
출입 기자 간의 조율이나 협업에 따른 깊이 있는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양질의 보도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보도국이 더욱 깊은 고민, 치열한 노력을 통해 보도국 내 부처 이기주의를 타파해 노동부와 정치부가 협업함으로써 오히려 거시적이고 개괄적인 시각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결국, 데스크의 개입과 중재, 조율과 소통이 보다 깊이 있고 맥락적인 보도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이젠 10월부터 미리 준비해보자 – 본질을 다루는 수학능력 시험 보도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5수능

 

 

 

 

 


10년 전에 교육부를 담당했던 기자가 이제 다시 수능 관련 보도를 
제작해도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로 취재 내용과 보도 패턴의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표적인 계절상품으로 전락한 느낌마저 들기에 이제부터는 수시, 정시의 비중 소개와 함께 변별력과 관련된 깊이 있는 분석을 한 달 전부터 미리 준비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 입시제도 전반에 걸쳐 보다 심층적이고 해석적인 보도를 지상파 방송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개진됐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CG를 강화하자 – 일본에게서 배우는 인포그래픽의 활용

방송기자 1,2월_저널리즘 특별위원회_6삼바

 

 

 

 

 

 

삼성 바이오 회계 분식 사건처럼 사안이 복잡한 경제 문제는 인포그래픽의 동원이 매우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 등의 유사 사건을 모니터링 결과, 뉴스 시작과 함께 먼저 CG를 통해 숲을 보여준 후, 기자가 아닌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세세한 나무를 보여주는 방식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CG를 활용하면 뉴스를 쉽게 만들려 하거나 현장의 그림이 빈약한 경우, 또는 취재 기자가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어 먼저 이 같은 의식 구조를 타파해야 하는 것이 큰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결국 시청자들을 배려하고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뉴스를 만드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름에 걸맞은 정보를 제공하자 – 참을 수 없는 뉴스 해설 보도의 가벼움
심층성, 전문성이 인터넷 상의 해설보다 얄팍하고 가벼워서 듣고 있노라면 오히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대화와 타협, 합리적 의사소통, 안전 강화 등과 같이 틀에 박힌 상투어구의 동원은 오히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해설을 경시하고 해설에서 떠나가도록 만든다. 미국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날카로운 취재력과 설명력을 돋보여주는 백전노장의 기자들이 해설 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으나 한국은 해설의 수준이 높지 않아 이제는 해설의 고급화를 지향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해 최상의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청자들은 세계의 흐름을 알고 싶어 한다 – 브렉시트와 노란 조끼가 제시하는 궁금증
아직까지 국제 보도는 뉴스의 변방에 머물러 메인 기사로 채택돼 방영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글로벌한 시각을 심어주지 못한 채, 국민들을 국수주의적으로 유도하는 것은 언론사들이다. 특히 미국에 경도된 뉴스는 가장 큰 문제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방송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그 전형을 보여준다. 브렉시트 및 노란 조끼의 시위와 관련해 배경을 맥락적으로 짚어주는 보도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국제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한 참석자는 맥락적인 아이템을 고르면 전부 킬 당하고 산불, 홍수, 지진, 시위 등 그림이 좋은 화면들만 뽑히는 것을 보고 좌절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청률을 의식하면 뉴스가 선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선정적인 뉴스는 질이 떨어지게 마련이며 그렇게 되면 교양 있는 시청자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시대에 뉴스가 의제를 선도하며 시민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보도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 저널리즘특별위원회는 현직 방송기자와 학자가 참여하는 저널리즘 연구조직이다. 제1기 특위(위원장: 심석태 SBS 기자)가 ‘문제적 보도의 7가지 유형’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출범한 제2기 특위(위원장: 김세은 강원대 교수, 김현석 KBS 기자)는 좋은 뉴스를 가로막는 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천을 위한 방향 제시를 목표로 한다.

 

Posted in 2019년 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저널리즘 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