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새벽 얼음물

첫새벽 얼음물

  강추위 속에 새해를 맞습니다. 신새벽 마당에 나가 얼음장을 깨 세수하는 마음으로 벽두를 시작해봅니다. 뺨에서 시작해 뒷목으로 넘어간 차가움이 순식간에 머릿속 한가운데로 옮겨가 번쩍, 정신이 들게 합니다. 밤사이 따뜻한 바닥에 배 깔고 있던 다섯 살 멍멍이도 따라 나왔습니다. 찹찹찹 소리를 내며 차디 찬 물을 잘도 마십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나요. 어제와 다르지 않은 태양이 떠올랐지만 이를 맞이하는 우리 마음이 달라졌으니, 똑같은 해는 아닐 것입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시는 여러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변화 없는 오늘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낡은 것은 새 것에 의해 대체되기 마련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 중에는 짧지 않은 기간 퇴보를 경험한 경우도 있고 부단한 걸음을 내딛어온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 속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결국 낡은 것의 관성은 새 것의 생명력에 밀릴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 중에는 여전히 90년대식 접근법으로 뉴스를 대하는 분이 남아계십니다. 그 시절의 방식으로 열심히만 하면 될 것으로 착오하고 계신 분도 여전해 보입니다. 엄존하는 현재의 언론 환경은 우리에게 이로운 전통을 계승하면서 스스로 개혁할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의해 개혁을 당할 것인가의 차이만을 남겨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며 정신을 들게 해주는 새로움이 우리 주변엔 더 많다는 점이 다행스럽습니다. 우리는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호의 테마는, 새벽 얼음물을 일부러 얼굴에 가져가는 마음가짐에 비유해보고 싶습니다. 남다른 출발을 하며 중책을 맡으신 분들의 이번 호 옥고를 읽어보면 더불어 심기일전해보자는 마음이 솟는 듯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회원 여러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받을 수 있는 복을 모두 누리면서 새 것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송형국 본지 편집위원장 (KBS)

Posted in 2019년 1.2월호, 편집자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