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회 뉴스부문_‘독방 거래’ 등 교정 비리 연속보도_KBS 이세중 기자

높은 담장 속 가려진 그들만의 왕국

 

교도소에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번 ‘교정 비리’ 연속 보도는 법의 심판을 집행하는 교도소에서조차 ‘유전무죄, 무전유죄’ 법칙이 통용된다는 것, 그리고 이는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교도소 안에서 ‘독방 거래’가 이뤄진다는 제보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내용이었습니다. 수감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여러 단체와 교정 관련 전문가들도 이런 거래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을 모두 믿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참고하기 위해 교정 비리 관련 보도를 찾아봤지만, 유독 언론에서는 다룬 사례가 적었습니다. 사회의 감시망에서 그만큼 벗어나있다는 얘깁니다.

 

교정본부에 로비한다는 브로커 변호사

 

약 2년 전 독방 거래가 브로커 김상채 변호사를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에서 내사한 사실 역시 포착했습니다. 그렇다면, 김 변호사가 지금도 이런 브로커 활동을 벌이는지, 검찰에서는 왜 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할 차롑니다. 불가피하게 몰래카메라를 활용해 제보자인 것처럼 위장해 취재를 시도했습니다.

 

독방 거래뿐 아니라, 다른 교도소로 옮기는 이감, 그리고 가석방까지 가능한지 문의를 했습니다. 만약 이감과 가석방까지 가능하다면, 김 변호사의 로비 대상은 특정 교정시설이 아니라 교정본부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을 가장한 취재진에게 김 변호사는 교정본부장 등 고위공무원을 거론하며, 필요한 금액과 함께 어떻게 로비가 가능한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김상채 변호사 한 명에 끝나서는 안 됩니다

 

취재진은 단순히 김상채 변호사 개인의 일탈에 주목한 것이 아닙니다. 김 변호사 너머에 있는 교정본부 고위 공무원들의 비리까지 밝혀내야 합니다. 김 변호사의 계좌에는 상당히 많은 거래 내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히 한 두 건의 거래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면, 김 변호사의 로비가 누구로 향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합니다.

 

취재진이 포착한 김 변호사의 거래는 2년도 훨씬 지난 일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했다면, 김 변호사가 현재까지 이렇게 불법 거래에 나설 일도 없었을 겁니다. 얼굴도 보지 않은 의뢰인에게 구구절절 방법과 가격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이런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바른미래당 당직을 맡을 일도, 공천을 받아 강남구청장 후보에 출마해 유권자를 상대로 표를 호소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보도 이후 쏟아지는 제보들

 

보도 이후 교정 비리 관련 제보가 물밀 듯이 쏟아졌습니다. 덕분에 독방거래 추가 사례를 보도하고, 특별면회 거래 등 추가 교정 비리 사례를 후속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김상채 변호사처럼 실명을 밝히진 못했지만, ‘거래 브로커’로 지목된 변호사도 추가로 있었습니다.

 

교정시설은 접근이 제한돼 취재하기 매우 어려운 분야입니다. 정보공개청구는 물론,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교정 비리 연속 보도를 할 수 있었던 건 용기를 내 준 제보자들의 힘이 컸습니다. 이분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교정 시설이 투명하고, 공정한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취재진도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때까지 후속보도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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