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회 기획보도부문_아찔한 브레이크 결함.. 그들은 알고 있었다_MBC 최훈 기자

“앗! 브레이크가 안 들어요”

 

브레이크가 안 듣고, 급브레이크를 밞으면 차선을 넘어간다. 실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아주 많다. 심각한 결함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직원과 자문위원 교수들은 내부 회의에서 “사망 사고가 상당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이게 브레이크 결함 때문인지 아무도 몰랐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콜은 하지 않았다. 미국 NHTSA에도 운전자들의 이런 불만이 꾸준히 신고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게 브레이크 결함인지 아직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

 

“유독 <콘티넨탈>社의 <ABS 모듈>이 장착된 차량에서…”

 

취재 결과 독일 회사 콘티넨탈이 만든 ABS 모듈 불량 때문이다. 이 ABS 모듈이 장착된 차종에서 공통적인 결함 증상이 나타났다. 모듈을 뜯어 봤더니 모듈 밸브가 녹슬어 있었다.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문제의 부품은 국내외 차종에 광범위하게 장착됐다. 16개 자동차 브랜드, 53개 차종에 달한다. 우리가 아는 차 상당수가 포함된다.

 

“제작사, KATRI, 국토부 모두 외면 또는 은폐”

 

사람의 목숨이 달린 심각한 결함이지만, 부품을 만든 <콘티넨탈>은 할 말 없고, 제작사에게 물어보라는 말만 반복했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대부분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고, 자발적 리콜도 하지 않고 있다. 한 제작사는 리콜하면 리콜 비용이 2조 원이 넘어서 회사 망한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리콜한 어떤 제작사는 이 리콜마저 엉터리로 했고, 같은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 제작사들이 리콜하지 않으면 KATRI가 나서서 강제 리콜해야 하지만, KATRI는 알면서 은폐 축소했다. 조사하려던 책임조사관에게 압력을 가해 조사를 중단시켰다고 한다. KATRI를 감시해야 할 국토부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작사 주장 그대로를 취재진에게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최소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과 그에 대한 제작사의 반론을 익히 알고 있었단 뜻이다.

 

“뒤늦은 제작결함 조사… 하지만”

 

이런 내용의 방송을 했다.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던 국토부가 16개 제작사, 53개 차종에 대해 전면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보도자료에 결함 원인이 ‘브레이크 오일’인 것처럼 표현했다. 1백만 원이 넘는 비싼 <ABS 모듈>이 아니라 몇만 원 대 값싼 ‘브레이크 오일’로 몰아가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심각한 결함을 이대로 뒀다는 게 믿기 힘들 뿐이다. 앞으로도 비슷할까봐 두렵다. 이러는 사이 지금도 어디선가 브레이크 결함 사고가 계속 되고 있다. 그래서 국토부의 조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한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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