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릴레이] 나의 절친, 그리고 나의 꿈

[만만한 릴레이]

나의 절친, 그리고 나의 꿈

YTN 김정원 영상취재1부 차장

방송기자 11,12월호_만만한릴레이_YTN 김정원 차장님2

 

 

어쩌다가 …

  혹독한 수습 시절, 술에 취해 밤거리를 걷고 있을 때, 도심의 정적을 깨고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술이 번쩍 깼고 그다음 날 적금 통장도 깨서 면허도 없이 덜커덕 라이더가 되어버렸다. 15년이 지난 지금, 그때 그 운명 같은 조우가 없었다면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절대 갈 수 없었던 곳들, 지금 내 삶의 스펙트럼은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잘것 없었을 것이다. 지난 15년간 무려 10대가 넘는 절친을 떠나보내야 했고 또 맞이하고…. 지금은 예전보다 열정의 온도는 낮지만, 오토바이는 여전히 내 인생의 오아시스다.

 

잊을 수없는 독수리 5토바이 절친들

  결혼 전 부모님에게 딱 걸려 효도하는 셈 치고 처분한 뒤 금단현상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새벽에 춘천에서 가져온 트라이엄프 본네빌.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 리처드 기어가 멋지게 타고 나왔던 오토바이다. 워낙 신체 조건이나 외모가 리처드 기어랑은 멀어서인지 주변에서 안 어울린다는 핀잔에 평소 호시탐탐 노리던 아는 동생에게 보낸 비운의 본네빌 T100.

  두 번째는 영화 ‘터미네이터 2’에 나왔던 할리 데이비슨 팻보이. 위에 언급했던, 심야의 질주 오토바이다. 심장박동 소리와 가장 비슷한 멋진 배기음과 근육질의 보디, 남자라면 누구나
내재하여있는 마초의 본능을 깨우는 바이크…. 두둥둥둥~ 아파트 이웃 주민의 집요한 민원에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만 했다.

  세 번째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베스파. 아내를 뒤에 태우고 벚꽃이 만개한 소월길을 달리던 그때 그 바람의 속삭임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네 번째 절친은 영화 ‘탑건’에 나왔던 가와사키 닌자.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라는 아는 동생의 꼬임에 넘어가 덜컥 질렀다가 제 명에 못 살 것 같아 6개월도 못 타고 최단기간에 나를 떠
나간 비운의 오토바이다.

  마지막으로 ‘롱 웨이 다운Long Way Down’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BMW 1200GS 어드벤처. 산과 계곡을 건너 장거리를 편하게 넘나들 수 있는 전천후 오토바이다.

 

단 하나의 절친은…

  BMW 1200GS 어드벤처다. 얼마 남지 않은 20년 근속휴가 때 나는 유라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나의 절친과 함께 떠날 것이다. 내 인생의 성수기를 마감하는 의식이라고나 할까. 아
마도 다녀오면 나의 절친은 말할 것이다. 또 다른 성수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클래식한 미니자동차 이름 오너인 OBS의 이영석 기자에게 묻고 싶다. 왜 덩치에 맞지 않게 조그마한 미니카를 타고 다니냐고… 당최 어떤 매력이 있길래…”

사진

‘만만한 릴레이’는 필자가 다음 필자와 주제를 지목하고, 이를 릴레이로 이어가는 「방송기자」의 새 코너입니다.

Posted in 2018년 11.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만만한 릴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