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특별위원회] ‘좋은’ 뉴스를 위해서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좋은’ 뉴스를 위해서

부동산 전문가란 사람들은 누구인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보도와 관련해선 우선 부동산 전문가로 등장하는 인터뷰 대상자 선정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대부분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로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해당사자 일 수 있는데 이들이 중립적 전문가인 것처럼 인터뷰에 등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중 은행에 소속된 전문가들 역시 부동산 대출 규제에 따라 영업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은행의 업무속성상 섭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안 (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 관망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매물들을 끌어내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KBS 9/13)
권 (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자체와 사전협의를 하고 대책을 내놓기 전에 그 지역을 부동산 시장이 또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해놓은 상태에서 발표하는 것이…(MBC 9/13)
김 (부동산 114팀장): 수요 억제책은 단기적인 집값 상승 억제 효과에 그쳐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급 확대방안에 따라서 효과의 지속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SBS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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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방송은 왜 계속 이들을 인터뷰하는가? 당일취재, 당일제작하는 방송뉴스 관행상 항상 시간에 쫓기다보니 섭외가 손쉽고 방송내용에 맞춰 10초 내외로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데 최적화된 이들에게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좀더 중립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가능한 전문가를 섭외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외국과 비교해 금융 등 거시경제 전반에 능통한 부동산 전문가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국내에도 그런 전문가들이 없지 않지만 권위자일수록 방송뉴스 인터뷰에 잘 응하지 않는다고 일부 기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방송뉴스의 경우, 인터뷰 시간도 짧은데다 어떻게 편집될지 모른다는 불신 때문에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먼저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데이터베이스가 잘 구축된 일부 신문사들의 경우 전문가들의 최신 근황이나 입장 변화까지 속속 업데이트해 필요할 때 적합한 권위자를 찾아 인터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고 한다. 보도의 퀄리티와 직결된 만큼 방송사들도 이 부분은 투자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본적으론 외부전문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말고 방송사 내부에 부동산 전문기자를 육성해 신속하면서도 중립적인 분석보도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거 안정보단 투자 중심 부동산 기사

  부동산 대책 보도내용과 관련해선 서민들의 주거 안정 관점보단 투자 중심의 기사가 여전히 주류를 이뤘다는 비판이 나왔다. 부동산 가격폭등에 대한 반복적인 보도가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겨 부동산 매입에 뛰어들게 해 결과적으로 가격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과거엔 시장반응을 뭉뚱그려 보도하는 경향이 많았던 반면, 이번엔 시장을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등으로 세분화해 각각의 반응을 보도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탐사보도 취지 살린 체험형 기사

  MBC ‘바로간다’ 코너를 비롯해 체험형 방송기사에 대한 의견도 교환됐다. 전반적으로 진정성있고 참신하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취재과정에서 업무 방해 등의 불법적 요소나 선정주의적 접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선 공익에 부합한다면 위법성 조각사유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다만 최근 방송과 신문에서 다루는 체험형 기사들 중 일부는 탐사보도의 취지는 사라지고 흥미성 체험만 나온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차분했지만 한 발 늦은 보도

  청와대 국민청원 100만명을 돌파할 만큼 국민적 공분이 뜨거웠던 사건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슈를 주도하기보단 한발 늦은 보도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은 10월 17일, JTBC에서 유족들이 제공한 CCTV를 단독확보해 보도하면서 이슈를 주도했다. 이후 지상파 방송은 온라인을 통해 이슈가 확산되는 걸 지켜보다 10월 22일 피의자 김성수의 신상이 공개된 이후 약속한 듯 집중보도를 쏟아냈다. 보도내용 자체는 대체로 차분하고 사실에 충실했다는 평가였지만 문제는 한발 늦은 보도시점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렇게 관심들이 높다보니 온라인과 SNS 상에는 그를 둘러싼 온갖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들의 실체를 최은진 기자가 하나 하나 팩트 체크 형식으로 짚어봤습니다.(KBS 10/22)

이참에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해주는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이지수 기자입니다.(MBC 10/22)

당시 112 신고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경찰이 처음 출동하고 30분도 되지 않아서 사건이 일어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정인 기자입니다.(SBS 10/22)

  JTBC가 처음 보도한 CCTV 내용의 경우 이후 경찰 해명을 통해 일부 순서가 바뀌었다는 게 드러났고 동생이 공범이라는 의혹 역시 유족들의 일방적 주장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피의자가 조선족이라는 혐오성 루머도 확산됐고, 피해자의 처참한 상황을 페이스북에 공개한 남궁인씨의 의사윤리 문제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은 초반부에 이런 논란을 다루거나 바로잡지 않아 흠결있는 보도의 유포를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온라인 여론에 둔감?

이에 대해선 분노여론에 편승해 JTBC가 주도하는 이슈에 대해 어깃장을 놓는 것이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럼에도 신뢰받는 언론이라면 정면으로 다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각종 커뮤니티 등 온라인 여론 흐름에 방송뉴스가 둔감하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중장년층 중심의 편집회의에서 아이템을 결정해 일선기자에게 지시하는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와 상명하복식 경직된 보도국 의사소통 구조가 젊은층이 주도하는 온라인 여론에 한 발 늦는 대응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스리랑카인’ 꼭 국적을 넣었어야 했나?

고양 화재사건과 관련해선 제목에 ‘스리랑카인’이라는 국적을 강조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국인 노동자나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지진피해 보도의 경우, 한국인 희생자의 어머니가 오열하는 장면을 화면에 계속 보여주는 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불가피하게 불편한 장면을 보도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앵커 멘트 등을 통해 뉴스룸의 고민을 솔직히 전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시청자와 소통하고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 저널리즘특별위원회는 현직 방송기자와 학자가 참여하는 저널리즘 연구조직이다. 제1기 특위(위원장: 심석태 SBS 기자)가 ‘문제적 보도의 7가지 유형’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출범한 제2기 특위(위원장: 김세은 강원대 교수, 김현석 KBS 기자)는 좋은 뉴스를 가로막는 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천을 위한 방향 제시를 목표로 한다.

Posted in 2018년 11.12월호, 2018저널리즘특위모니터보고서, 격월간 방송기자, 저널리즘 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