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디지털 콘텐츠 엑스포 참관기] 데이터 중심의 시대, 저널리즘의 출구

[2018 디지털 콘텐츠 엑스포 참관기]

데이터 중심의 시대, 저널리즘의 출구

dcx

 

 

 

 

 

 

 

 

 

 

 

황용석교수

 

 

 

저널리즘의 디지털 기술 엑스포

  WAN-IFRA가 주최한 디지털 콘텐츠 엑스포(이하 DCX)가 지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의 종합 전시장인 메세Messe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WAN-IFRA는 전 세계 신문사와 뉴스미디어의 협의체로 120개국 1,800개 이상의 전통 뉴스미디어와 3,000개 이상의 온라인 미디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최대 규모의 연합체이다. DCX는 저널리즘에 초점을 맞춘 행사로 뉴스 스토리텔링, 뉴스룸 경영, 콘텐츠 관리, 뉴스 수익모델, 스타트업 기업의 저널리즘 신기술 소개 등이 어우러져 있다. 2018 DCX의 핵심 주제는 ‘상호작용적 플랫폼에서의 이용자 참여성과 스토리텔링’, ‘뉴스미디어 기업의 데이터 구축 및 활용 전략’, ‘디지털 싱글마켓 출현에 대응한 수익전략’, ‘인공지능 기술과 저널리즘의 결합’, ‘블록체인 기술과 저널리즘 기회요소’, ‘디지털 콘텐츠 통합 관리시스템과 멀티 퍼블리싱 전략’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용자 참여성이 스토리텔링의 핵심

이 행사의 키노트 스피치를 맡은 WAN-IFRA 회장이자 전 뉴욕타임스 부회장인 마이클 골든Michael Golden은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Trump fortune story’를 예로 들며(이 기사는 트럼프가 어릴 때 어떻게 부모들로부터 상속을 받아서 재산을 축적하고 세금을 회피했는가를 추적한 탐사보도이다.) 지금의 스토리텔링은 ‘이용자들의 참여성’을 어떻게 이끌어 내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기사는 1만 3천 단어로 구성된 매우 긴 기사였고 이런 기사는 “TL;DR(too long didn’t read)” 즉, 너무 길어서 끝까지 안 읽는 기사다. 뉴욕타임스는 웹이나 모바일에 맞도록 이 기사를 쪼개어 중요 결과 중심의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그는 “저널리스트들이 이제 이용자의 뉴스 소비 맥락을 이해하며 뉴스의 배경 정보를 제공하고,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고, 이용자들 스스로가 의견을 창출할 수 있게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이 단순한 ’이야기 만들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편집자는 어떤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구성할 것인지 구체화하는 전략을 가져야 하고, 이용자의 이용 데이터를 면밀히 읽고, 이용자가 기사에 얼마나 깊이 빨려 들어갔는지, 공유와 댓글같은 참여도는 증가했는지, 제공된 링크를 어느 정도 눌렀는지 등을 세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정교한 이용자 행동 데이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어 이용자를 세분화하는 것은 물론이며, 충성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을 구분해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골든은 사람들이 전통 매체와 다르게 왜 페이스북과 구글에 열심히 참여하고 글을 읽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서 페이스북이 특허를 낸 패턴 응용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 위치정보, 이용자의 댓글이나 메시지 등을 통한 성격 예측, 이용자의 글, 메시지, 신용카드 정보 등을 통합해 라이프 이벤트를 예측, 사진 정보도 픽셀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접근이다. 골든은 개인 정보의 침해라는 위험 요소도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뉴스미디어에서 미래의 데이터 센터와 데이터 기반의 스토리텔링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뉴욕타임스, 데이터로 앞서가다

  DCX의 마지막 세션에서는 뉴욕타임스의 데이터 분석과 플랫폼 부문 부사장인 샤인 머레이Shane Murray가 ‘스마트 데이터: NY Times’라는 제목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머레이는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부문 유료 가입자 수입을 얻기 위해 어떠한 실험을 했는지 보여줬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가입자로부터 2018년 2사분기에 2015년 대비 2배에 달하는 2천9백만 달러의 수익을 달성했다. 그는 이런 유료 가입자 배가 전략이 다양한 뉴스 콘텐츠 상품의 변수(무료, 유료 번들, 상품 특성, 가격, 제공 내용 등의 변수)와 이용자 속성변수(구독 여부, 상품 번들 선호도,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 좋아하는 기사, 지역 등) 등을 분석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말한다.

   뉴욕타임스의 데이터 팀은 데이터 관리와 수집을 통해 독자 세분화와 타겟팅, 테스팅과 최적화, 예측과 기계학습, 보도와 시각화 뉴스분석, 상품 분석, 마케팅 분석, 광고 분석 등을 뉴욕타임스의 모든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통합 관리·분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머레이는 뉴욕타임스가 기사 작성과 편집, 뉴스 제작을 할 때 독자들의 뉴스 구독 양을 늘리기 위해 실시한 다양한 실험을 소개했다. 단순한 웹사이트 방문 빈도나 페이지뷰가 아니라, 기사를 몇 줄까지 읽었는지도 파악해 뉴스에 대한 선호도와 충성도를 분석했다. 데이터 팀의 자료는 개별기자, 편집국, 광고국 등 회사의 전 부서와 연결되어 있으며, 뉴스 개발과 편집은 물론, 다양한 플랫폼에 유통시킬 때에 이 데이터들이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옴니채널, 이종매체에 걸쳐 끊김 없이 이용자 경험의 극대화 추구해야

  디지털 혁명은 뉴스미디어가 옴니채널omni channel 전략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다. 옴니채널은 TV, 모바일 앱, 소셜 미디어, 웹 사이트, OTT 등 이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이용자의 경험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만드는 것으로 모든 콘텐츠를 고객 중심으로 연결 짓고, 끊김 없이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옴니채널 전략은 뉴스 콘텐츠가 통합적으로 관리·운영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관련해서 이번 2018 DCX에 나타난 핵심 요소는 데이터이다. ‘미디어 기업이 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였다. 하부 주제들로는 ① 뉴스 정보를 둘러싼 메타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② 이용자의 상황 정보를 분석해서 최적의 개인화 뉴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문제, ③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 ④ 회사가 보유한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문제, ⑤ 이용자 반응 및 시장 데이터를 콘텐츠 개발과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제 등이 소개되었다. 새로운 점은 그냥 빅데이터가 아니라 맥락적인(contextual data) 또는 주변 환경적(ambient data) 데이터라는 용어 사용이 늘어난 점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주된 기반 기술인 사물 인터넷 기술 등을 통해 이용자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여 뉴스가 소비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HyScore’라는 스타트업 기업은 콘텐츠로부터 데이터를 자동 추출해서 어떻게 뉴스제작에 활용할 것인가를 소개했다. 매일 보도국에 쌓이는 영상 정보 등이 관리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가치 있는 데이터로 만들고, 2차 유통하는 디지털 마켓에서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이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다루어졌다는 점은 이제 뉴스미디어 기업이 IT기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울리히 캄프마이어Ulrich Kampffmeyer 박사는 기업의 콘텐츠 관리시스템인 ECM(enterprise content management system) 개념이 오늘날은 콘텐츠 인텔리전트Content Intelligence 개념으로 진화 발전이라는 말은 매우 의미 있는 진단이다.

 

저널리즘 영역에 인공지능기술이 확산

  인공지능 기술이 광범위하게 저널리즘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점도 2018 DCX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저널리즘에 접목되는 분야는 ① 자동화된 기사작성 프로그램과 뉴스, 요약 서비스, ② 영상 자동 편집 및 웹 퍼블리싱 프로그램, ③ 이용자 댓글 관리 프로그램, ④ 가짜 뉴스 탐지 기술 등 다양하다.

  이미 로봇에 의한 기사 자동 작성 프로그램은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독일 스타트업 기업인 텍스트오매틱TextOmatic은 로봇 저널리즘을 통한 기사 작성과 더불어 뉴스피드를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시켜 배포하는 자사의 시스템을 소개했다. 영상 콘텐츠를 모바일 퍼스트 서비스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자동 편집해 주는 기술인 VIQEO의 경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서비스로 중·소규모 언론사가 인건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가 높아지면서, 악성 댓글 등을 필터링하는 기술이 많이 소개되었다. 그 가운데 핀란드의 텍스트 분석회사인 유토피아Utopia는 AI 모더레이터AI Moderator 즉, 인공지능 댓글 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이는 개별 언론사의 게시판 관리 정책을 반영해서 자연어 처리 기술과 딥러닝기술을 활용해서 언론사의 이용자 게시판이나 토론방을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기술로서 인건비를 99% 절감한다.

 

기술을 통해 가짜 뉴스를 탐지

영상으로 구성된 가짜 뉴스를 탐지하는 InVid 시스템은 영상 정보의 메타 테이터와 구글 이미지 등 오픈 데이터를 이용해 사실성을 판결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사진 조작을 찾고, 사진에 등장한 이미지의 출처를 찾거나 진위성을판단하는 통합 검색 비교 기능이 있어 가짜 뉴스 판별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젠타ingenta는 유럽에서 유명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 구축 업체로 가짜 뉴스를 통합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별도의 모듈로 개발해서 기존 뉴스미디어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자들은 소셜 미디어 등에서 유통되는 정보를 역추적할 수 있고,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2018 DCX는 방송뉴스가 더 이상 전파에 머무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싱글마켓, 즉 모든 것이 디지털 단일시장화되는 환경에서, 뉴스의 선별, 제작, 편집, 배포, 그리고 재가공 등 일련의 과정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뉴스룸의 지능화와 조직의 재배열은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또한 시청자 또는 이용자에 대한 이해는 보다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 행사가 알려준다

Posted in 2018년 11.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별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