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보도본부는 개편중] 촬영기자가 바라본 조직개편

바뀌어야 산다

특집05_촬영기자_사진

 

 

 

 

 

 

 

 

 

YTN ‘영상 재가공을 통한 생존’ 

YTN 하성준 영상에디터

  방송사의 뉴스영상은 골목에 설치된 CCTV와 차량마다 달려있는 블랙박스의 생생함을 따라갈 수 없다. 사건 현장을 지나는 사람들 손에 들린 핸드폰은 언제든지 현장 상황을 기록하는 카메라로 변신한다. 반면 출입처 마다 존재하는 POOL 시스템에 의해 TV뉴스 영상은 별 차이가 없는 고만고만한 화면들뿐이다.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이 개성도 재미도 없는 뉴스영상에 대해 과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줄 것인가?’가 조직개편을 시작하는 화두였다. 텍스트가 주도하고 영상이 보조적 역할에 그쳤던 방송뉴스의 현실 속에, 기존의 리포트, 단신과는 색다른 영상구성물을 제작한다고 해서 방송뉴스의 혁신을 구현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타 방송사들도 수많은 시도와 형식의 변화를 일궈왔지만 지속적이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장해줬던 것은 아니다.

  YTN은 지난 10년 동안 해답을 못 찾은 채 멈춰진 상태. 그래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으며 그 첫 시작은 조직개편이다. YTN은 혁신의 특임을 부여하고, 새로운 영상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영상기획팀을 신설했다. 이 기획팀은 기획과 발제권이 보장되고, 언제든지 구성물을 별도로 제작할 수 있다. 영상취재1부와 2부는 기존의 데일리뉴스, 특집에서 나아가 2006년 보도혁신안의 핵심이었던 ‘영상리포트’, ‘영상단신’ 등에 재도전한다. 영상편집부는 업무 강도는 높고 활용도가 낮은 단신 편집의 비중을 줄이고, ‘영상구성’, ‘영상 히스토리’ 등 자체 제작의 기회를 늘여 나갈 예정이다. 뉴스에 사용되지 못한 영상을 재가공하여 YTN의 대표 코너로 명성 높았던 ‘돌발영상’을 새롭게 개편하여 편성제작국 제작1팀의 취재기자와 영상기자가 제작한다. 영상을 재가공하는 것을 YTN 미래의 생존과제로 삼을 것이다.

  조직개편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인력부족과 업무강도의 증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답을 찾아 내려고 한다. 개국 이후 처음으로 영상취재 야근 전담조를 편성하여 주간 취재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고, 연차와 경험에 맞는 업무 배정을 통해 해결할 방안도 마련했다. 개편만큼 중요한 것. 지난 10년 동안의 경험이 관성에 젖은 취재였고,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보호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는 일이다. 뉴스영상이 단순히 재미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볼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YTN은 현장을 기록하고 충실히 전달하려는 영상기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재무장하려 한다. 그것이 시작이고 기본이며, 이를 통해 도전하는 것으로 혁신의 가치가 높아지길 바란다.

 

SBS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는가’ 

SBS A&T 정상보 기자 

  SBS 영상취재팀 조직 운영의 핵심은 변화다. 조직도, 구성원도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것이 부서 내 전반적인 생각이다. 1인 1드론, 뉴미디어와 탐사보도 파견, 2차 콘텐츠 생산을 염두에 둔 영상취재 방식 변경, ‘현장’과 ‘제작’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라이브 역량 강화, 52시간 근무제에 맞는 근무 패턴 변경 등 변화된 환경에 맞게 SBS 영상취재팀이 바뀌고 있다. 

  SBS 영상취재팀은 영상기자 개인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노력중이다. 먼저, 장비 운용 측면으로 전 팀원 모두 드론을 다룰 수 있는 1인 1드론을 목표로 사내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무진동 헬기, 수중촬영, UHD, 라이브 운용, VR영역 등의 교육을 회사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장비를 다루는 직업이기에 새로운 장비를 적극 활용하고, 숙련하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 챙기고 있다.

  소통과 취재 전문성 배양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SBS 영상취재팀은 뉴미디어와 탐사보도에 전담 기자를 순환 파견하고 있는데 뉴미디어 분야에서는 기존의 뉴스 형식을 벗어난 포맷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경험하고, 현장 영상기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확한 영상 포인트가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출입처 기자와 사건·사고 현장의 영상기자가 발생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얼마나 잘 전달해 주는가를 인사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부분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탐사보도 분야에서는 보도 내용의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영상을 취재하고 있다.

 

MBC ‘종합 허브로서의 영상기자 조직’

「방송기자」편집위원회 정리

  MBC 영상기자 조직개편은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부당한 조직개편으로 해체되고 취재기자 조직에 흡수되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었던 영상기자 조직을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옛조직을 복원하는 것 자체를 넘어, ‘영상’에서 ‘뉴스 콘텐츠’로의 명칭 변화는 (과거에는 영상취재1부, 영상취재2부 식이었음) 영상을 취재(촬영)하는 기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뉴스 영상 소스를 확보·축적· 관리·재가공하는 종합적인 허브 역할을 하자는 깊은 고민 끝에 만들어진 조직의 명칭이기도 하다. 현재 영상기자 조직은 뉴스 콘텐츠 에디터 산하에 뉴스 콘텐츠 취재1팀치, 경제 등을 담당, 뉴스 콘텐츠 취재2팀사건, 법조, 문화 등을 담당, 뉴스 콘텐츠 편집팀영상편집을 담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기자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상 소스를 체계적인 축적·관리하여 자체 뉴스 콘텐츠를 만들 때 재가공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면 ‘36.5’같은 1분 30초 분량의 영상 아이템은 기자의 내레이션 없이 영상과 편집, 자막만으로 간결하고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과거 예쁜 그림 위주였던 ‘데스크 영상’과는 다르다. 다채로운 소재와 주제를 통해 뉴스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의적인 의미의 36.5는 인간의 체온인 36.5와 1년 365일 계속되는 뉴스를 상징하며 인간 체온처럼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뉴스, 365일이 담고 있는 시의적절한 아이템을 다루겠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의 제작뿐만 아니라 취재와 영상이 좀 더 유기적으로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인력배치도 있었다. 탐사보도, 혁신 아이템의 경우 취재기자와 영상기자를 같은 부서에 근무하도록 하여 기획 단계부터 영상기자와 취재기자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템을 제작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각자의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개별적인 아이템을 위해서 함께 협업하는 단계보다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기 위함이다. ‘소수의견’, ‘바로간다’ 등 뉴스 개편 이후 새롭게 생긴 코너의 경우 일반적 경우처럼 취재기자가 영상취재를 의뢰해 오면 그때 영상기자를 배정하는 게아니라, 조직 자체에 영상기자를 인사발령 내서 기획 단계부터 같이 움직일 수 있게 한 것이 MBC 조직개편의 또 다른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조직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있다.
  자체 콘텐츠 제작의 경우 전담으로 하지 못하고, 일반 취재와 겸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36.5’의 경우 최근 들어 제작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취재기자 조직에서 의뢰하는 기존 형태의 취재를 소화하다보면 자체 제작에 들일 여력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또 다시 생기고 있다. 일반 뉴스가 많은 경우에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빠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 몇 년간 정상적인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 인력 자체가 워낙 부족하고, 특파원 인력 등 줄면서 해외출장이 늘어나 인력 운용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업무관행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의 힘이 커지고 있다. 관성의 힘을 무시한 채 종합허브로서의 영상기자의 역할을 기대하기 위해선 조직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KBS ‘개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조직개편’

KBS 신봉승 기자 (본지 편집위원)

  KBS는 보도본부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보도영상 조직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년은 장기간 파업의 후유증을 추스르고 조직을 안정화 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였다.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면 본격으로 추진될 회사 내 여러 조직의 개편과 맞물려 보도영상 조직의 개편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원칙과 규칙이 없었던 평촬영기자 인사에 대한 원칙을 마련하고자 한다. 취재기자는 경력 개발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 이하 CDP)이라는 인사 시스템에 따라 내
근과 외근, 다양한 출입처에 인사가 나지만 촬영기자는 마땅한 원칙이 없었다. 이번에 마련될 촬영기자 CDP는 내부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쳐야 확정이 되겠지만, 취재기자와 마찬가지로 특정 출입처(국회, 청와대, 시청 등)에서 근무한 기간과 경력을 인사에 반영하고자 한다. 다양한 촬영기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특정 인사가 특정 출입처에서 고인 물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구성원의 의지와 지난 몇 년간 회사 안팎에서 불거진 문제가 ‘출입처 독식’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촬영기자 CDP는 출입처 인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편집, 스포츠, 특집, 디지털콘텐츠, 탐사 등 회사 내 촬영기자의 인력소요가 있는 다양한 부서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경력 관리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평기자가 참여한 TF를 구성해 나름의 CDP를 준비 중이다.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여 자체 제작과 기획 등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방송뉴스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의 영상에서 머무르지 않고 영상 자체가 개별적인 콘텐츠로서 살아 숨 쉬는 방법들도 고민 중이다. 영상취재부 안에 새롭게 만들어진 디지털 라이브팀에서는 디지털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셜 미디어 이용자에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중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기존의 폐쇄적인 인력관리에도 변화가 있다. 과거 보도영상부분의 관리자들은 부서 밖으로의 인사이동을 극히 꺼렸다. 인력 수급문제가 보도영상 관리자에게는 골치 아픈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된 이번 관리자들은 어려운 인력 여건에서도 부서 밖 인사에 대해서 적극적이다. 회사 내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를 경험하면 촬영기자 업무에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직개편은 결국 사람의 문제다. 어떤 사람을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아니라 다 같이 업무능력을 끌어올리는 조직 구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무수한 미세조정을 통해서 다수의 구성원들이 함께 발전해나가는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Posted in 2018년 11.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