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보도본부는 개편중] MBC-‘대(大)부제, 소(小)팀제’로의 개편

조직개편은 뉴스를 구원할 것인가?

캡처

 

 

 

 

 

 

 

 

 

임명현기자

 

 

 

 

  지난 6월 하순 MBC 보도국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뉴스 가치의 구현을 위해 수십 년간 굳어져 온 출입처별 부서제를 탈피하고 이슈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취재 조직으로 바꿔보자는 게 개편의 핵심이었다. 보도국 내에서는 ‘대부제 소팀제’라는 용어로 흔히 통용됐다. 부서의 크기를 키워 다루는 이슈의 영역을 넓히면서, 부서 내부에서는 기동력 있는 여러 팀을 배치해 속도감 있게 이슈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보였다. 조직개편 결과 보도국 취재 파트는 ‘3에디터 14팀제’로 재편됐다. (편집 파트 역시 에디터/팀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기능이 기존과 거의 동일해 생략한다.)

  3에디터는 ‘정치국제에디터, 소비자경제에디터, 사회문화에디터’로 구성됐다. 그리고 정치국제에디터 내에 정치팀과 통일외교팀, 국제팀이, 소비자경제에디터 하위에 소비자팀과 경제정책팀, 미래산업팀이, 사회문화에디터 산하에 인권사회팀과 교육복지팀, 라이프팀 등이 신설됐다. 그리고 보도국장 직속으로 탐사기획팀과 뉴스혁신팀이 배치됐다.

  정치팀, 통일외교팀 같은 것은 기존의 부서 체제에 비추어 봐도 낯선 이름은 아니었지만 소비자팀, 미래산업팀, 라이프팀, 인권사회팀 같은 팀명은 어느 정도 생소하게 다가왔다. 기존 관행에서는 다루지 않던 이슈와 분야가 새롭게 삽입된 측면도 있었다. 가령 소비자경제에디터 산하 미래산업팀의 담당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이 포함됐고, 사회에디터 산하의 교육복지팀에는 ‘성평등/저출산’ 같은 이슈가 배당됐다. 출입처라는 물리적 요소와, 이슈/분야라는 비물리적 요소가 함께 포함됐다고 할 수 있다. 가령 법조팀에는 법원, 검찰뿐 아니라 ‘변호사/사법정의’가, 정치팀에는 청와대, 국회에 ‘정치개혁’이라는 이슈가 더해진 것이다.

  비슷한 시기 취임한 박성제 현 보도국장이 조직개편을 주도했다. 박 국장은 취임 직후 정책설명회를 갖고 이렇게 설명했다.
“에디터제를 만든 이유는 부서 간 장벽 내지는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실례로 미투me-too 보도를 할 때 특별취재반을 운영해보니 문화부, 사회1부, 사회2부에 다 걸렸다. 각각 1명씩 파견받아서 했는데 잘 안 됐다. 앞으로는 사회에디터 밑에 다 있다. 사건 현장, 성평등, 복지, 교육이 다 있다. 대한항공 이슈는 노동부와 국토부, 기업과 소비자가 있는 소비자경제에디터에서 조율하면 된다. 팀 간 조율이 잘 안 될 때 에디터가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조직개편이 이뤄진 지 4개월 남짓 지났다. 조직개편은 MBC 뉴스를 변화시켰는가? 아직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일지 모른다. 또한 MBC 뉴스의 변화에 대한 평가의 몫은 내부자보다는 타자他者에게 맡기는 것이 보다 적실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조직개편이 기자들의 일상적인 노동과 고민의 변화로 이어졌는가 하는 문제다. 사실 이 점에서는 어느 정도 허심탄회한 성찰과 논의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크게 2가지만 언급해두고자 한다. 첫째는 하향식 조직개편으로 인한 후유증이다. 지난 6월의 조직개편은 현 보도국장을 중심으로 일부 부서장들이 결합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은 보도국장의 취임과 함께 속도감 있게 집행되었다. 평기자들을 상대로 한 의견 청취의 자리가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조직개편의 큰 목표와 세부적인 얼개를 놓고 구체적인 토론이 오갔던 것은 아니었다. 즉 조직개편의 취지와 목표를 평기자들 입장에서 공감하고 체화할 시간은 상당히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취재보도의 일상 노동 현장으로 나아갔을 때, 판단과 행동은 ‘주입된 취지’보다 ‘익숙한 관행’을 우선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름만 팀으로 바뀌었지 기존 부서 칸막이 체제랑 똑같고 오히려 사람만 줄었다”라는 불만이 적지 않은 것도 이와 맞닿아있다.

  둘째로는 이러한 조직개편에 담긴 취지가, 궁극적으로 ‘어떤 보도’, ‘어떤 뉴스’를 지향하느냐의 문제이다. 일단 MBC의 6월 조직개편에 담긴 근본적인 취지는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차별화’다. 동시에 이런 목표는 조직개편뿐 아니라 포맷 변화와 전달 방식의 변화, 가령 생중계 보도 확대 같은 뉴스 형식의 변화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그 너머를 향하는 또 다른 물음에 대한 개방성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차별화를 중시하다 보니 의미 있는 공통 스트레이트를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나아가 ‘그 차별화는 대체 어떤 가치를 위한 차별화인가?’ 같은 종류의 문제 제기에까지 넉넉히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조직개편의 실험은 조금 더 뉴스를 구원하는 데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in 2018년 11.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