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회 뉴스부문_토다이 뷔페 음식 재사용 연속보도_SBS 정다은 기자

해산물 뷔페 음식 재사용 실태를 밝히다

 

내부고발자의 용기’로 시작된 보도

 

“양심을 속일 수 없다”는 전직 조리사의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해산물 뷔페 토다이에서 남은 음식물을 재사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직 조리사의 증언을 확인했지만, 보도를 위해서는 현직 조리사의 도움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이들의 제보는 비교적 쉬웠지만, 현재도 그 직장에 몸담은 이들의 설득은 쉽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설득 끝에 현직 조리사에게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음식물 재사용 실태에 대한 정보와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유독 더웠던 올 여름, 해산물 전문 뷔페에서 해산물을 재사용 한다는 조리사들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토다이에서는 초밥 위에 올린 회를 밥과 분리해 걷은 뒤 다음날 다시 사용했습니다. 중식과 양식 코너에서 남은 튀김류를 일식의 롤 재료로 사용했고, 냉동 대게를 해동했다 남은 걸 다시 냉동하기를 반복한다고 했습니다.

 

재사용은 일부 조리사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단체 채팅방에서 재사용 지침이 구체적으로 내려왔습니다. 본사 주방이사가 일괄적으로 내린 지시였습니다. 하지만 단체 채팅방 캡처 사진과 전현직 조리사들의 증언만으로는 방송뉴스로 보여줬을 때 효과가 약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재사용하는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음식물 재사용의 증거자료를 모으기 위해 2주 동안 현직 조리사와 연락하며 자료를 주고받았습니다. 초밥 위에서 회를 걷는 모습, 회를 재사용하기 위해 모으고 데치고 다지는 모습 등 재사용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은 자료를 넘겨받았습니다. 현직 조리사는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음에도 용기를 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한 지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점에서 이뤄지는 관행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영상자료와 증언을 확보한 뒤 토다이 측 해명을 들었습니다. 해당 지점에서는 모든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증거 영상의 일부를 보여줘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본사를 찾아가 토다이 대표이사와 주방 총괄이사 등을 만나 해명을 요구했고, 본사 측에서는 결국 재사용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본사 측은 “맛이 좋고, 남은 음식이 아까운데 버리겠느냐”며 황당한 해명을 했습니다. 원래 남은 음식을 직원 식사용으로 사용했는데, 싱싱하지 않은 해산물을 직원이 먹지 않자 손님들한테 제공했다는 대표이사의 말도 있었습니다. 법적으로는 뷔페음식 재사용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물론 토다이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재사용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뷔페 음식 재사용은 처벌 불가?’…법의 사각지대

 

해명을 들은 뒤에는 식약처에 관련 규정을 확인했습니다. 음식물 재사용은 식품위생법에 금지돼 있었습니다. 다만 뷔페 음식에 해당하는 법적 규정은 비어있다고 식약처는 답했습니다. 식약처는 뷔페 진열 음식을 ‘덜어 먹는’ 음식으로 그동안 해석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뷔페 음식은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겨 있기 보다는 상온에 노출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뷔페처럼 서비스 형태가 다양한 업소에 맞는 규정이 없었던 겁니다. 해당 보도 이후 식약처는 뷔페 실태를 점검하고 이제껏 비어있던 뷔페 음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토다이 만의 문제가 아니라 뷔페와 관련한 식품위생법의 허점을 지적하고 작게나마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번 보도의 시작과 끝은 내부고발자의 용기 덕분이었습니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의 문제라도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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