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특별위원회]여전한 ‘뉴스의 위기’를 말해 보자

여전한 뉴스의 위기를 말해 보자
2기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활동한 1기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는 “사실관계 확인 부족, 정치적 편향, 광고주 편향, 출입처 동화, 자사 이기주의, 시청률 집착, 관습적 기사 작성”을 한국 방송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 유형으로 규정했다.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 등 여러 변화로 과거와 같은 비정상적 보도는 많이 사라졌지만 ‘뉴스의 위기’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1기의 지적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 현장의 언론인과 학자들이 모여 2018년 현재 방송뉴스에 대한 모니터링과 이를 통한 뉴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 2기 저널리즘 특위를 구성했다. 6월과 7월 모니터링과 논의 내용을 공개한다.

대형 이슈 보도의 명암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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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초대형 이벤트가 연달아 벌어지면서 방송사들은 종일 특보를 편성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역사적 만남에 대한 각 방송사의 보도 양은 대체로 충분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보도 내용은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자신의 안전을 책임지는 차량 내부까지 선뜻 보여주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6.12. SBS)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몸짓을 시차를 두고 바로바로 따라 함으로써정상국가 지도자로서 면모를 보여주려고도 했습니다.” (6.12. KBS)

두 정상의 행동, 복장, 의전, 오찬 메뉴 등에 대한 의미 부여가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비해 ‘CVID’ 대신 ‘CD’를 사용한 의미 등 회담 결과와 전망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다뤄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회담 다음 날인 6월 13일은 지방선거의 영향으로 보도 양이 급감하면서 더욱 그랬다.

반면 지방선거 보도는 선거 전날까지도 비중이 크지 않았다. 2018 지방선거미디어감시연대의 보고서를 보면 4/7~6/12 KBS 메인 뉴스의 지방선거 보도량은 3%, MBC 4.7%, SBS 3.1%에 불과했다. 교육감 선거 보도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각 사의 역량을 집중 투입한 선거방송과 선거 보도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다만 지역 뉴스에서는 비교적 충실하게 다루고 있기에 서울과 전국 뉴스 위주의 시각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또한 현재 방송뉴스가 지방선거 같은 이슈 전달에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맥락 없는 기계적 중립따옴표 저널리즘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갈등이 첨예한 이슈에 대한 여러 주장을 그저 전달만 하는 보도가 많았다. 이는 고질적인 문제였던 ‘정치적 편향’, ‘광고주 편향’보다는 낫긴 하지만 방송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 전후 사정과 맥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는 ‘기계적 중립’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제도 연착륙을 위해서는 이미 나온 정책도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6.21. YTN)

문제는 정부와 여당의 목소리가 다르고, 각 당 모두 의견이 제각각이라는 겁니다.”(7.2. MBC)

6월 들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보도는 소극적,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한 보도도 있긴 했으나 많지 않았다.

안희정 전 지사 재판에서 피해자 얼굴을 부각해 사용하는 등 문제 보도와 가해자 측 증인 진술에 여과 없이 따옴표만 붙인 채 인용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론의 필터링 없이 ‘받아쓰기’만 하는 보도라는 비판과 함께 향후 문제가 될 경우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다수 나왔다.

월드컵과 방송정책에서 두드러지는 자사 이기주의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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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 시즌이 오면 각 사의 중계방송과 해설자에 대한 예고 및 홍보성 기사가 당연한 것처럼 나온다. 이런 기사는 스스로 뉴스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늘 밤 방송되는 개막전에서 이영표 위원의 날카로운 해설이 시작됩니다.” (6.14. KBS)

잠시 뒤 경기에서 안정환 위원의 새로운 어록이 또 나올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6.20. MBC)

“‘빼박 콤비애칭까지 얻은 박지성 위원은 새로운 재미를 약속했습니다.”(6.15. SBS)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이슈에 대해 방송 3사는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보도했다. 미디어지는 “염치없는 지상파”라고 비판했다. 자사 이익과 직결된 문제라는 이유로 균형을 상실한 보도는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상파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7.25. MBC)

여야 의원들은 지상파에 대한 비대칭 규제를 없앨 것을 주문했습니다.”(7.25. SBS)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규제 차별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습니다.”(7.26. KBS)

이재명 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다음 날, 일부에서는 메인 뉴스에서 이 문제를 보도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는 보도, 자사 프로그램 홍보라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과 비슷한 느낌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도 하루종일 화제였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 지역 폭력조직과 뭔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다뤘는데.” (7.22. SBS)

워마드 논란 등 젠더 이슈 보도

올 초부터 미투, 안희정, 워마드, 불법촬영, 혜화역 시위 등 젠더 이슈가 부각된 사건들이 잇따랐다. 방송뉴스는 이런 흐름에 대한 접근과 분석보다는 단일 사건과 발생 위주 보도에 그쳤다.

그동안 워마드에서는 예수뿐 아니라 이순신과 안중근 같은 역사적 위인까지 남성 혐오와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7.11. SBS)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엔 성체 훼손자에 대한 처벌과 워마드 폐쇄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7.12. KBS)

뉴스 앵커의 성별 분담이 과거의 낡은 성 역할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각 사의 특종이나 주요 뉴스, 클로징까지 대개 남성, 사건·사고나 연성 뉴스는 여성 앵커가 맡는 경향이 다수였다.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는 현직 방송기자와 학자가 참여하는 방송기자연합회의 저널리즘 연구조직이다. 제 1기 특위(위원장: 심석태 SBS 기자)에서 ‘문제적 보도의 7가지 유형’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출범한 제2기 특위(위원장: 김세은 강원대 교수, 김현석 KBS 기자)는 좋은 뉴스를 가로막는 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천을 위한 방향 제시를 목표로 한다.

Posted in 2018년 9.10월호, 2018저널리즘특위모니터보고서 and tagged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