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회 지역뉴스부문_대구 수돗물 신종 유해물질 검출 집중 보도_TBC 서은진 기자

대구시민들은 매일 불신을 마시고 산다!

 

 

대구 수돗물에서 다량의 신종 유해 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대구에서 유명한 생수장를 찾았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이름도 생소한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이 수돗물에서 나왔다는 소식에 깨끗한 물을 찾기 위한 시민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어린 손녀 손을 잡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콩나물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는 아버지, 어머니들… 가족들을 위해 물을 뜨러 온 담은 그들의 생수통에는 대구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가득 담겨 있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에서 분석한 정수장 과불화화합물 검출 결과를 입수했을 때 ‘특종’의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1991년 페놀부터 2009년 1.4다이옥산 유출 사건까지 끊이지 않는 수돗물 파동에 놀라고 분노할 시민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먹는 수돗물에 무엇이 들어있고 이로 인해 어떤 위험이 있는 알리는 게 최소한의 책무와 도리라고 판단했고 취재진을 꾸려 지난 두 달 동안 이틀에 한 번 꼴인 30여 꼭지를 보도했다.

 

이번 취재의 가장 큰 장벽은 바로 환경부였다. 환경부는 낙동강 중하류 지역 수돗물에 과불화화합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알았지만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았고 세월호 사태처럼 안전하니 믿고 마셔도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환경부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매곡정수장에 차관을 내려 보내 수돗물을 마시는 ‘퍼포먼스’를 할 때도 수돗물 속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오히려 더 치솟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때 환경 운동을 했다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안일한 상황 인식과 불투명한 정보 공개에 지역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수돗물 원수를 끌어오는 취수원 상류에 대규모 공단이 들어선 곳은 낙동강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없다고 한다. 공단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걸러먹어야 하기 때문에 낙동강은 상수원인 다른 강들과 달리 ‘수자원’으로 분류된다. 공장도 이용하고 사람들의 먹는 자원인 것이다.

 

과불화화합물 위해성과 관련해 자문을 해준 한 환경보건학자는 이번 사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규제 유해 물질로 광범위하게 사용돼 앞으로 어떤 악영향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돈다.

 

하지만 과불화화합물은 빙산의 일각이다. 낙동강에 포진한 산업단지에 배출되는 각종 화학 오염 물질을 차단하지 않는 한 제2의 페놀, 다이옥산, 과불화화합물 사태가 되풀이될 것이고 또다시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모른 수 많은 화학 물질이 사용되고 또 언제든지 배출될 가능성이 있는 한 환경부의 말만 곧이곧대로 믿고 취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려운 취재 환경 속에서도 긴 호흡으로 기사 내용을 잡아주신 데스크와 함께 현장을 발로 뛴 취재진과 그리고 우리 취재에 힘을 보태준 보도국 식구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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