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회 뉴미디어부문_<페이 미투> 시리즈_SBS 김학휘 기자

남녀 임금격차의 현실 직시해야…‘페이 미투’ 목소리가 세상 바꾼다

  • 한국 사회 페이갭(Pay Gap) 만연하지만…“뭐가 문제냐?”

– 임금 정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OECD가 매년 발표하는 성별 임금격차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한 번도 꼴찌를 놓치지 않았다. 가장 최근 발표인 2016년 조사에서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페이갭․Pay Gap)는 36.7%로 독보적인 꼴찌다. 남성 노동자가 100만 원을 벌 때 여성 노동자는 63만 3천 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최근 남녀 임금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곳이 있다. 바로 영국이다. 국회가 나서 ‘#페이 미투(#PayMeToo) 운동’도 벌이고 있다. 영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얼마나 심각하기에 ‘페이 미투’ 운동까지 촉발됐을까. 2016년 영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16.8%, 한국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과 소셜미디어 <비디오머그>는 한국 사회에서 만연한 ‘남녀 임금격차’ 문제의 실상을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증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표본 조사를 넘어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2017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의무가 있는 2,441개 민간기업과 352개 공공기관의 성별 평균임금 자료를 모두 확보하고 OECD와 같은 남성과 여성의 중위 임금 차이를 기준으로 남녀 임금격차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7년 우리나라 민간기업 남성 직원 중위 연봉은 5,000만 원, 여성 직원은 3,416만 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남녀 임금격차는 1,584만 원, 페이갭은 31.7%나 됐다. 공공기관 역시 페이갭은 20.3%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임금을 받았다. 여직원 수, 근속연수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분석 해봐도 한국에선 남녀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페이 미투’운동은 사실 영국보다 한국에서 더 먼저 시작됐어야 마땅해 보인다.

 

우리 사회는 남녀 임금격차가 문제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에 남녀 임금격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는데 대부분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남녀가 같은 직급이면 임금도 같다, 남직원이 여직원보다 높은 직급에 많이 분포해 임금격차가 발생했을 뿐 임금 정책에서 남녀 차별은 없다”는 해명이다. 남녀 임금격차의 원인을 여성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는 말이다. 남성이 왜 여성보다 승진이 빨랐고, 왜 여성의 직급이 낮은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명쾌하게 답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남녀 임금격차는 입사 과정에서의 남녀 차별, 여성 노동자의 육아 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 유리천장으로 일컬어지는 승진의 벽 등 입사에서 퇴사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한 성차별이 누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문제 해결에 머뭇거리는 사이 세계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영국은 250인 이상 기업은 남녀 임금격차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영국 기업들은 성별 임금격차는 물론 남녀 보너스 격차나 직급별 남녀 비율까지 올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도 우선 영국처럼 임금정보를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한국 사회에서 ‘페이 미투’의 목소리는 작지만,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사회를 바꿔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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