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회 지역 기획보도부문_6.13 지방선거 후보자 알리기 프로젝트_MBC강원영동 김인성 기자

깜깜이 선거를 막을 순 없을까?

 

  1. 의기투합 ‘한번 해보자’

– 선거를 한 달 반쯤 남겨뒀을 때 여지없이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또?

지방선거 때마다 지겹도록 되풀이되는 ‘깜깜이 선거’ 걱정. 정말 막을 순 없을까? 더구나 우린 지역언론이 아니던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달려들어 고민하기 시작했고 몇 차례 내부 논의 끝에 후보자들의 정보를 동영상과 모바일로 제공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해보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동갑내기 세 명으로 취재팀이 꾸려졌습니다. 섭외와 현장 인터뷰 진행, 가편집과 본편집, 업로딩 등으로 각자 역할을 나눴습니다. 후보자 등록일 다음 날부터 사전투표 이틀 전(최소 하루는 우리 인터뷰를 보고 정보를 얻은 뒤 실제 투표 행위로 이어져야 하기에…)까지 후보자 수로 나눠보니 하루 평균 18명을 만나면 되는 일정. 어! 애매한데? 28명이었으면 엄두를 못냈을 테고, 8명이었으면 누구나 했을 텐데 18명은 정말 애매한 숫자였습니다.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겠지? 동갑내기 셋은 그렇게 막연하게 ‘일단 해보자’고 덤벼들었습니다.

 

  1. 이제 시작이다!

– 첫날부터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넘게 후보자들과 통화해 30분 단위로 후보자 인터뷰를 잡아놨더니 한 후보가 계속 NG를 내며 30분 넘게 쓴 겁니다. 이동하는 시간을 이용해 다음 후보자들에게 양해 전화를 해야 했고, 아침 8시에 시작한 인터뷰가 점심을 3시에 먹고, 저녁은 결국 굶었건만 11시가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하루에 적게는 15명에서 많게는 22명까지 만나는 일정, 강원도 땅은 또 왜 그리 넓은 건지… 수시로 밥을 굶고, 코피를 쏟아가며 매달려야 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후보자와 캠프의 무관심을 견디는 일이었습니다. 분 단위로 쪼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은 건성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사흘째 되던 날 드디어 한 선거구 모든 후보의 인터뷰가 업로드됐고, 이를 본 후보 캠프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후보자 사이의 조회 수 격차가 그대로 노출됐고, 인터뷰를 잘 준비한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에 대한 평가가 캠프에 전달되기 시작하자 훨씬 적극적으로 지역 공약과 자신의 포부를 준비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프롬프터까지 동원됐고, 지역밀착형 공약을 공부한 흔적이 인터뷰 영상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에 현장에선 공정함을 잃지 않으려 바짝 신경을 쓰고 들으며 수시로 재녹화해야 했고, 편집실에선 숫자 하나까지 정확하게 하느라 수 차례 검토하고, 수정하고, 다시 업로딩해야 해 매일의 일정이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강원 영동지역 지방의원 후보자 168명의 인터뷰(18명은 결국 거절)가 MBC강원영동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고, 이번 선거에서 제법 지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희의 프로젝트가 생각한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보지만 저희 취재팀은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많은 선거들에서 좀 더 세련되고 적합한 방식으로 유권자들이 유용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선거 프로젝트를 진행할 겁니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제대로 뽑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고된 일도 마다 하지 않겠습니다. 그게 지방자치 시대에 지역언론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자 가장 궁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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