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취재기] 지방선거와 함께한 트위터 라이브 뒷이야기

6.13 지방선거와 함께한 트위터 라이브 뒷이야기

MBN 김수형 기자 (정치부)

MTN 지방선거방송

“작대기 하나 잘 부탁해”

#1. “김 씨! 나 신작로 모퉁이 약국 둘째 아들 알지? 모레 투표, 작대기 하나 잘 부탁해.”

과거 1995년 지방선거 부활 전인 50년대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 운동의 모습이다. ‘작대기 하나’는 ‘기호 1번’, ‘작대기 둘’은 ‘기호 2번’이라는 의미다. 동네가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누구네 아들’이라고 하면 다 통했고 ‘작대기 몇 개’라고 대놓고 찍어달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나마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밭으로 찾아가 얼굴이라도 알리면 다행이지만, 정작 투표장 가서 후보가 누구인지 아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논농사에 밭농사에 후보를 관심있게 살펴보기엔 그야말로 입에 풀칠하기도 바빴던 시절이었다.

“이거 하겠습니다” “이게 더 시급합니다”

#2. “안녕하세요. 이번 선거에 출마한 기호 O번 OOO입니다. 이곳은 OOO인데요. 제가 당선되면 이곳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OOO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후보님, 제가 그 지역 주민인데 그것보다 이게 더 시급한 것 같습니다. 후보님 생각은 어떠세요?”

2018년 지방선거 모습이다. 후보들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는 것은 그대로지만, 달라진 것은 후보의 유세 현장을 많은 유권자에게 생중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현장이 생중계되고, 일부는 쌍방향 통신으로 후보자에 직접 질문도 가능해졌다. 정보통신과 스마트폰 기술이 발달한 덕이다.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후보자 소개, 후보자의 유세 현장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컴퓨터 앞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말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후보들의 달라진 선거 유세 모습이다.

발달된 기술, 달라진 후보 취재

후보들의 선거 유세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발달된 정보통신과 스마트폰 기술에 후보자 취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매일경제 프리미엄뉴스부는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가운데 국민이 관심을 갖는 곳의 후보들을 찾아가 ‘트위터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6년 총선에 이은 것이다. 나는 매일경제 레이더P에서 지방선거 취재를 해 12곳의 재보궐 선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지역구의 후보자 인터뷰를 담당했다. 각 후보자에 공평하게 요청했고 여건이 맞아 인터뷰에 응한 후보에 한해 진행했다. 일분일초가 모자란 유세 속에서 협조해 준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최후보

‘혼자 다해요’ 셀카 방식

최 후보(지금은 국회의원)는 셀카 방식으로 촬영했다. 흔히 살 수 있는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달고 내가 혼자 진행하는 방식이다. 셀카 방식으로 진행하면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내 옆의 후보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오른손은 계속해서 셀카 각도에 신경써야 한다. 후보와 나, 후보와 제3자, 제3자만 나올 때, 배경만 나올 때 등 셀카 각도에 따라 수시로 팔을 움직여야 한다. 왼손에는 질문지 혹은 이벤트용 질문지 등을 들어야 한다. 이벤트용 질문지는 왼편 호주머니에 하나씩 넣어 놨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잘 기억해야 한다. A 이벤트를 하려는데 B 질문지가 나오면 ‘방송사고’다.

쌩쌩매경2

‘질문에 집중’ 3자 촬영 방식

박 후보는 제3자가 촬영해주는 방식으로 트위터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3자가 촬영을 해주다보니 셀카봉이 아닌 스마트폰용 짐벌을 사용했다. 짐벌은 흔들려도 안정감 있는 반면 셀카를 촬영하기엔 너무 무거워 오래 촬영하지 못한다. 제3자 방식은 후면 카메라로 촬영해 전면 셀카 카메라보다 화질이 좋다. 제3자가 촬영하다보니 후보자에 질문을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각도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를 보여줄 수 있다. 두 손이 자유롭다보니 지나가는 유권자를 쉽게 참여시킬 수 있다. 단점은 셀카 방식이 아니어서 내 모습이 보이지 않다보니 셀카 방식에 비해 카메라 렌즈를 잘 안쳐다봐 질문자가 후보자보다 오히려 손님 같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방송사고 안 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브’라는 데 있다. 제3자가 끼어드는 상황 등 언제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날 수가 있다. 동선 주변 소음 파악, 그리고 리허설은 필수다. 선거 기간 후보는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후보를 모시고 리허설을 하는 것은 약간 사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허공은 나의 리허설 상대다. 가상의 인물을 세워놓고 혼자 수차례 질문하고 리액션하는데 영문 모르는 시민이 이를 본다면 어찌 보면 우습다.

질문은 약-중강-약-강-중강 등을 섞는다. 환기 시키는 질문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자의 핵심,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을 피하면 안 된다. 답을 회피하는 경우도 가정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가볍다고 내용마저 가벼우면 결코 안 된다.

쌍방향이다 보니 시청자들이 질문도 하고 멘트도 보내준다. 그러나 정신없이 질문에 몰두하다보면 시청자의 반응을 놓치기 마련이다. 쌍방향의 장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반응을 잘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하나 더 준비하는 것도 좋다. 반응을 볼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시간은 곧 방송사고이기 때문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방송에 도전해보자. 누구나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셀카봉만 있으면 된다.(트위터 검색창에 ‘#쌩쌩매경’을 치면 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Posted in 2018년 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