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심사평

제116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에는 모두 32편이 출품됐습니다.

115회에서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 출품작 수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수작들이 급격히 늘기 시작해 심사위원들의 고민을 한층 깊게 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KBS와 MBC가 정상화된 이후, 제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반가운 현상입니다. 앞으로는 방송사들간의 선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리라 예상됩니다.

뉴스 부문에서는 SBS의 <라돈 침대 단독보도>가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전국적인 파장을 불러온 소재로서 이론의 여지 없이 뉴스 부문에서 단번에 최우수 대상으로 결정됐습니다. MBC의 <사모님의 특명>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획 보도 부문에서 출품됐더라면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라는 촌평을 받았습니다.

 

각 방송사의 탐사보도팀들이 워낙 열심히 발품을 팔아가며 최선의 취재를 선보이는 통에 이제는 ‘레드오션’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KBS의 <국회의원 해외출장 전수조사>가 최종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비록 SBS에서도 <지방의회 의원 외유성 해외출장의 실상>이라는 유사한 주제의 작품을 내보냈습니다만, KBS의 경우 예상이 어느정도 보이는 결말로 유도하기보다 결코 쉽지 않은 전수조사를 통해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에 관한 실정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것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MBC의 <삼성의 여론장악 실태 연속 고발보도>는 삼성의 화이트리스트 단체 지원이 마치 삼성의 직접적인 여론장악 시도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제목의 모호함으로 인해, 또 KBS의 <프로야구 뒷돈 받고 선수 장사> 보도는 기획의 성격이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 속에 각각 고배의 잔을 마셔야 했습니다. SBS의 <5.18 진압작전 전두환 지시 등 미 비밀문건 연속보도>는 여러 심사위원으로부터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5개의 출품작 가운데에서는 중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까닭에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매달 심사에는 방송계에서 5명, 학계에서 3명 등 모두 8명이 참석하고 있기에 해당 부문에서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것은 방송계와 학계 양측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뉴미디어 부문에서는 뉴스타파의 <내차 결함 포털>과 SBS의 <피팅모델 비공개 사진 유출 사건 연속보도>가 글자 그대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가운데 아슬아슬하게 뉴스타파의 <내차 결함 포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비록, 심사 과정에서는 뉴스타파의 기사가 자신의 자동차에서 수많은 결함을 발견함으로써 이를 확인한 독자와 시청자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지만, 현대 자동차의 결함을 집요하게 파헤쳤던 이전의 우수작에서 나아가 국내에서 시판 중인 차들로 그 대상을 확장해 언제나 약자의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쉽게 유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실험적인 시도를 단행한 점이 무척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뉴스타파의 이 같은 실험 정신이 여타 방송사의 뉴미디어 부문에서도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편 영상취재 부문에서는 수상작을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단독으로 출품됐던 MBC의 <중국 미세먼지 연속 보도>는 취재 과정의 어려움에 심사위원들이 충분히 공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만으로 보여줄 수 있는 뉴스가 바로 영상 취재부문의 수상작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 속에 결국, 대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지역뉴스 부문에서는 12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대전MBC의 <원자력 연구원 핵 폐기물 불법 매각 최초 및 연속보도>가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는 뉴스 부문에서 SBS의 <라돈침대 단독보도>와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한 명칭이 무색하리만큼 너무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핵 폐기물’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친 공로가 높이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대 MBC의 <원자력 연구원 핵 폐기물 불법 매각 최초 및 연속보도>가 SBS의 <라돈 침대 단독보도>보다 더욱 중요한 보도였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라돈 침대 구입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들보다 더욱 무지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중에서 지금도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방사능 금속들의 위험성에 기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행정력과 감시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부문에서 대전MBC의 이번 취재는 정부의 제4부로 기능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100% 충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광주MBC의 <5.18 특집 [두 개의 일기]>가 역사적 지평을 넓힌 참신한 시도로 높이 평가 받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언뜻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인물을 ‘노동’과 ‘민주화’라는 주제로 엮어서 구성한 테마와 함께, 미국까지 찾아가 취재를 완성한 노고가 단연 돋보였던 것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했습니다. 울산MBC의 <월드컵 컨벤션 특혜 비리 연속 보도>는 배경에 대한 궁금증까지 깊이 파고들지 못한 아쉬움에, 대구MBC의 <제7대 TK 지방의원 성적표>는 의원 실명 미공개 및 해당 의원 인터뷰의 부재에 따른 아쉬움에, KBS순천의 <여순사건 학살 부정하는 국방부…특별법 제정 절실>은 기획보다 진행 상황 소개에 그친 듯한 아쉬움에 각각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셔야만 했습니다.

 

정부의 계도와 단속이 미치지 않는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100개의 눈으로 무장한 그리스 신화 속의 거인 아르고스처럼 한국의 모든 언론사들이 언제나 철저하게 살피고 감시하기를 염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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