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회 뉴스부문_형제복지원 진상규명_KBS 유호윤 기자

진상규명도 반성도 없는 513명의 죽음

 

513명. 부산 형제복지원 수용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인원입니다. 1986년 한 검사가 우연히 강제노역 중인 수용자를 발견하면서 희대의 인권참사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명목은 부랑자 수용시설이었지만 멀쩡한 시민들을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강제노역과 폭행, 성범죄가 만연했고 폭행당해 숨진 이들은 암매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두환 정권 차원의 압력, 또 이에 호응한 검찰 수뇌부의 방해로 수사는 중단됐고, 단 한 차례의 진상규명도 없이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검찰의 반성, 진상규명으로 이어질까

“법무·검찰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난해 12월 검찰 과거사위원회 발족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일성입니다. 이후 사전 조사를 거쳐 지난 4월 진상규명과 반성이 필요한 사건 8건이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저희는 8건의 사건 중 형제복지원 사건에 주목했습니다. 피해 규모도 컸지만, 당시 검찰 지도부가 이미 고령인 상황에서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힐 마지막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과거사 조사를 맡은 대검 진상조사단 중간 조사 결과를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대검 조사단이 검찰권 남용, 또 검찰권 남용이 없었다면 밝혀졌을 피해 사실을 조사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조사단이 불법 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에 ‘비상 상고’ 의견을 낸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조사 결과를 확인한 직후 바로 보도하기보다 기획 보도를 준비한 뒤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단독 보도를 연결고리로 삼아 형제복지원의 참상, 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지금도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4월 11일부터 20일까지 7개의 방송 리포트(6개 9시 뉴스, 1개 아침 뉴스)와 2개의 인터넷 기사를 작성해 보도했습니다.

 

200일 넘게 농성 중인 피해자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 입구에서 200일 넘게 농성 중입니다.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정부가 개입한 희대의 인권유린 사건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습니다. 검찰의 늦은 반성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으로 이어질지 계속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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