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노트] ‘새로고침’

 

 

한반도에 숨가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기자> 5·6월호를 마감하고 있는 이 시각 보도국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될지 모른다는 소식에 담당 기자들이 심야 비상대기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통신에서 또 어떤 중대발표가 나올지 줄곧 ‘새로고침’을 누르고 있는 기자도 있습니다. 이 책자가 발간될 즈음이면 역사적인 북미 회담 일정이 발표돼 각 회원사들은 달뜬 마음으로 보도 준비에 들어가 있을 터입니다.
이번호 특집을 ‘남북정상회담 보도’로 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새로고침’해도 새로움은커녕 퇴보의 페이지만 보이던 것이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였습니다. 스크롤 압박이 버거울 만큼 날마다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놀랍습니다. 이같은 급진전이 이뤄지기까지 촛불정신의 힘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거니와,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준비된 그림을 그려가는 정부의 공(功)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누구 못지 않은 열정으로 지켜본 동료·선후배님들의 원고로 이번 특집을 채울 수 있어 기쁩니다.
기자들의 고민도 ‘새로고침’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뉴스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지금 밤시간대 메인뉴스에서 할 일은 무엇인가. 미국 대통령의 중대한 발언을 손 안의 SNS를 통해 누구나 직접 받아보는 요즘 훈련된 기자는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할 것인가. 자기 분야에 평생을 바쳐 전문성을 쌓아온 현 정부 인사들을 상대하는 기자들은 이전 정부를 취재할 때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나부터 일신우일신하는 것만이 시청자를 대하는 도리라고 다짐해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그간 <방송기자> 발간에 빛나는 업적을 쌓아오신 박성호 편집위원장과 이진성·곽영주 편집위원이 물러나고, 저와 신봉승·김주영 위원이 기존의 임명현·한세현 위원과 함께 합니다. 새로고침은 고사하고 그간의 업적에 누가 되지나 않을까 근심이 크지만, 매달 새로워지기 위해 스스로 다그치겠습니다.

 

송형국 본지편집위원장(KBS)

 

 

Posted in 2018년 5.6월호, 편집자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