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_ 다스 취재기_‘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_SBS 윤나라 기자

부인과 회피…국민에 대한 책임감

도곡동 땅과 다스, BBK 주가조작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07년 군 복무 중이어서 사회 돌아가는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다만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검찰 수사를 지켜볼 뿐이었다. 당시 검찰은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인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다스로 들어가 그 돈이 주가조작으로 수천 명에게 피해를 준 BBK에 투자됐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의 결론은 ‘증거 없음 무혐의’였고 며칠 뒤 이 전 대통령은 당시로선 역대 최대인 5백만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자평했다.

10년 만에 뒤집어진 진술들

전역 후 기자가 되어 10년여 만에 이뤄진 검찰의 다스 수사를 취재하게 됐다. 10년 전 TV로 지켜보던 검찰의 결론과 정반대의 이야기들을 직접 보고 들었다. 다스의 김성우 전 사장은 10년 전 수사 당시 “이명박과 다스는 무관하다”라고 한 자신의 말이 거짓이었다는 자수서를 검찰에 냈다.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 설립부터 다스 경영에까지 관여했다는 내용이었다. 채동영 전 경리팀장이나 이상은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김종백 씨 역시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지배했다는 진술을 내놨 다.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이 모 씨도 10년 전 진술을 뒤집고 ‘도곡동 땅은 MB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영포빌딩에서는 이들의 진술을 뒷받침할 상당수의 자료가 압수됐다. 10년 만에 다스 수사에 나선 중앙지검엔 눈이 쌓이듯 진술과 증거가 쌓여갔다.

“검찰, 다스는 MB 것”

그 무렵 검찰은 이상은 다스 회장의 소유로 알려졌던 도곡동 땅이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결론 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도곡동 땅을 매각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MB 측으로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스의 실소유주도 명확해진다. 다스의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이 다스 지분을 매입한 종잣돈이 도곡동 땅 매각자금이었기 때문이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결론을 내린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 역시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검찰이 도곡동 땅과 다스는 MB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사실이 확인된 날 SBS는 뉴스의 1/3을 할애해 검찰의 결론과 그간의 논란을 상세히 정리해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2월 초순의 일이다.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2주 뒤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이모 씨의 구속영장엔 “다스의 실소유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10년 넘게 끌어온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검찰은 마침표를 찍었다.

“다스는 집안 문제”…과연 그런가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결론 내리자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은 “다스는 집안 형제간 문제다. 국정운영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설사 소유권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는 개인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난 이상 이 문제는 더는 개인의 집안일이 아니다. 다스 소유문제와 연결된 범죄 혐의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 배임, 탈세 등이 거론된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평가한 도덕성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서두에 언급했듯 자신의 차명재산인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다스로 들어가 그 돈이 주가 조작으로 수천 명에게 피해를 준 BBK에 투자됐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 전 대통령이 역대 최대 득표 차로 당선될 수 있었을까.

이 전 대통령이 관련된 의혹은 다스뿐만이 아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총선 전 불법 여론조사,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각종 혐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아무런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나에게 직접 물어라”라고 말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숱한 의혹들을 부인하고 회피했을 뿐이다. 사실상 형사사건의 피의자이기에 당연한 대응이지만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에 대한 책임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검찰은 곧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뒤늦게 나마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Posted in 2018년 3.4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