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회 지역보도부문 기획보도상_제주바당 감춰진 이야기_제주MBC 김찬년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바다는 참 시끄러웠다. 구멍갈파래가 이상 증식 하면서 해안가를 여름 내내 뒤덮어 악취를 풍겼고, 해녀들은 성게와 전복, 소라가 사라졌다며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어 왔다. 하수처리장 주변 마을의 주민들은 악취가 심하다며 행정기관을 찾아가 집단 항의하는 소동이 끊이질 않았다. 실재로 일부 하수처리장은 기준치를 초과한 하수를 바다로 그대로 방류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나머지 하수처리장들은 어떻까?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들과 관계는 없는 걸까?’ 이 물음에서 이번 특집이 시작되었고, 다음 특집을 고민하게 됐다.

취재팀은 우선 제주지역에 있는 8개 하수처리장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하루 하수 발생량과 처리량, 그리고 배출수를 자동으로 측정해 기록하는 TMS자료를 확보했다. 그 결과 8개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배출수를 바다로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그 하수들이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기로 했다.

TMS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 해외 선진사례 취재는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문제는 하수 방류관 수중 촬영!! 하수처리장 방류관은 해안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에서 바다 쪽으로 120미터 정도 나가 있다. 수심도 깊은 곳은 40미터가 넘었다. 육상에서는 내비게이션에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그 지점까지 안내를 해주지만 바다는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하수처리장이 공개한 좌표를 어선 GPS에 찍고 찾아가도 위치가 전혀 달랐으며, 마을 배테랑 선장이나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를 섭외해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도 40미터를 내려가는 동안 조류에 밀려 방류관을 찾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결국 내가 직접 확인한 방류관은 1곳뿐이었고, 나머지는 수중 촬영팀에 온전히 맡겨야만 했다. 한 달 동안 거센 조류와 쌓우며 공기통을 2개씩이나 메고 들어가 8개 방류관을 촬영해준 수중 촬영팀에 다시 한 번 경의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기준치를 초과한 하수가 방류되는 사실을 수치로 봤을 때는 큰 문제의식이 없었지만, 수중에서 시커먼 하수가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배출수와 주변 토양까지 채취해 전문 분석기관에 의뢰했다. 여러 곳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수치가 너무 높게 나오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이 공개한 배출수 실시간 측정 값인 TMS에서 이런 높은 수치를 본 기억이 없어 같은 날짜와 시간에 맞춰 확인해보니 차이가 너무 심했다. 수중에서 채취하는 과정에서 바닷물이 유입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수치가 낮아져야 하는데도 높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방류관 노후화로 찌꺼기들이 쌓여 수치를 높인 줄 알았는데 취재 결과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경찰에서도 이런 이유로 단속을 벌여 하수처리장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실까지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경에서 단속까지 벌이고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고, 수치가 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은 사실이 잘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행정기관이 늘 하수처리에 문제가 없다며 발표하는 TMS 값도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현재 제주도내 하수처리장 배출수 측정 장비는 모두 교체 중이다.

물론 정화되지 않은 최근 하수가 제주 바다에 나타나는 이상 현상의 모든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급격한 인구증가로 부른 부작용이 큰 원인 중의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는 전문가들의 힘을 더 빌려, 그 현상들의 연관 관계를 밝혀보려고 한다.

Posted in 이달의 방송기자상,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작 취재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