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뉴스부문-‘세월호 이틀 뒤 박근혜 시술’ 등 특검보고서 연속보도_SBS 박수진 기자

<박근혜 ‘성형 시술’ 의혹을 다시 살펴보는 이유>

 

저희는 1년 전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취재팀으로 활동했습니다. 팀이 구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당시, 취재 과정에서 제가 놓고온 명함을 보고 한 여성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행적을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순실의 측근의

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박 전 대통령의 2014년 4월16일의 행적을 이야기했습니다.

민간인에 의한 피부시술과 최순실의 연관성이었습니다.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꽤 구체적이

고, 개연성이 짙었습니다. 최순실이 측근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자신이 그 측근으로부터

들었다며, 자신과 그 측근의 친분을 보여주는 녹취까지 들려줬습니다.

이 사람의 목적은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핵심 증거를 가져다줄테니 돈을 달라. 솔직히 고백하면, 고민이 됐습니다. 고민은 결국 의미 없는 일이 됐습니다. 진위를 입증하는 취재 과정에서 여성의 말이 거짓인 정황이 드러났고, 이 여성은 이후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언론사에 접수되는 제보 중 허위 제보, 또 금전을 바라는 제보는 왕왕 있는 일이지만 이 일은 좀 남달랐습니다. 묻혀버린 진실, 해소되지 못한 국민의 궁금증. 이 괴리를 악용해 잇속을 챙기려는 사람들까지 나타난 현실이 개인적으론 슬펐고, 화도 났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특검 수사보고서양은 방대했습니다. 아직 보도하지 못한 추가 의혹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성형시술 관련 취재를 우선적으로 취재했던 건 아직도 풀리지 않은 ‘세월호 7시간의 진실’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계속 부인해왔지만, 정기양 연세대 교수 등 공식 의료진과 김영재 원장 등 비선 의료진의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필러, 리프팅 등 성형시술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시술의 시기는 교묘히 2014년 4월을 비껴갔습니다. 정 교수는 “2014년엔 청와대에 잘 가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엔 학회가 있었다”며 비껴갔고, 김 원장은 “청와대에 간 적은 있지만 2014년 5월부터였다”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수사보고서에서 비선의사 김영재 원장 부부가 세월호 참사 이틀 후인 2014년 4월18일과 4월20일 경에 청와대에 들어가 성형시술을 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검이 제시한 4월18~20일 성형시술의 정황도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SBS가 특검수사보고서를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전후 성형시술 의혹을 다시 보도하기 시작하자 주변에선 이런 반응이 많았습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 아니냐.’ 추정하는 것과 사실로 입증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이 묻혀버리면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 난무하고 불신만 팽배해집니다. 그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밝히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취재를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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