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평

2017년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및 구속, 조기 대선 및 정권 교체로 이어진 격동의 한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송 뉴스의 역할이 컸지만, 국가 권력에 포획된 공영방송 KBS와 MBC, 그리고 ‘준공영방송’ YTN은 모처럼 열린 자유로운 보도 공간에서 소외됐습니다. 중요 이슈에 대한 보도는 SBS와 MBN, 그리고 뉴스타파 등 민영 방송 기자들이 주도해나갔습니다.

이런 큰 흐름에 따라 2017 한국방송기자대상 뉴스 부문 수상도 위의 민영 3사가 경합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논의와 중간 표결을 거쳐 SBS의 ‘이재용 영장 청구서 입수 등’과 MBN ‘박 전 대통령, 최순실 뇌물 직접 개입 – 안종범 2차 수첩 연속 보도’, 그리고 뉴스타파의 ‘세월호 침몰 순간의 목격자, 블랙박스’ 편으로 수상 후보를 압축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열띤 토의와 투표로 뉴스타파의 세월호 블랙박스 보도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SBS와 MBN의 일련의 보도들은 ‘올해의 이슈’인 최순실 국정논당 사태 관련보도를 선도해 나간 훌륭한 성과들로서 수상작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후 확보한 선적 차량 블랙박스를 치밀하게 분석해 사고 원인을 드러내고자 한 뉴스타파의 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획보도 부문은 뉴스타파 ‘급발진 사고 의혹, 현대기아차 국과수가 덮었나’, YTN ‘가습기 살균제 참사 6년, 소외된 자들의 절규’, SBS ‘환경 미화원 그들은 왜 죽음으로 내몰렸나’가 최종 경합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자동차 자체의 부실 의혹을 넘어 국과수의 공신력 문제를 밀도 있는 취재와 완성도 높은 제작으로 고발한 수작이었습니다. SBS의 환경미화원 보도도 사태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대책까지 차분히 챙긴 기획보도의 정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수상은 언론의 주목에서 소외됐던 3, 4단계 피해자들의 고통을 찾아내 알림으로써 대책 마련의 계기를 만들어 낸 YTN 보도에게 돌아갔습니다.

전문보도 부분은 SBS의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만든 작품 2개가 최종 경합했습니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친일파 재산 최초 공개 연속보도’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재산 규모, 형성 과정, 환수 가능한 은닉 재산을 방대하게 분석해 탐사보도 및 데이터저널리즘의 본질을 보여주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습니다. 같은 보도 내용을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한 점도 뛰어났습니다. 경합했던 ‘미세먼지 전국지도’는 생활밀착형으로서 이용자의 큰 관심을 끌기 충분했으며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도권보다 지역이 더 심각한 상태라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뉴스상은 MBN 부산 ‘폭리에 강매, 의료보조기 리베이트 장부 단독입수 연속보도’, KBC 광주방송 ‘다치고 잘리고 돈 못 받아도 – 산업 기능요원의 눈물’, KBS 춘천 ‘요양시설 단독 연속보도’가 최종 경합했습니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KBC 광주방송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를 치밀하게 취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보도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MBN 부산은 의료보조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KBS 춘천은 망자의 돈까지 노리는 요양시설의 문제를 폭로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기획보도상은 울산MBC의 ‘세계 최대 원전 누가 만들었나’가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의 원전단지인 고리 원전의 사고 시 위험정도를 수치화해서 설득력 있게 논증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미국 안전규정 적용 및 여론 왜곡 등의 문제점을 충실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종 경합했던 TBC 대구방송 ‘무법천지 정신병원 잠입취재 기획보도’와 광주 MBC ‘37주년 5.18 특집 그의 이름은’도 기획과 실천력이 돋보이는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이제 양대 공영방송 KBS와 MBC의 파업이 끝난 상황에서 2018년은 더욱 좋은 보도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지난해보다 자유로워진 방송 환경에서 방송기자상은 더욱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방송 기자들의 건승과 분투를 기대, 기원합니다.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위원장 강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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